(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카라 출신 가수 故 구하라를 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실형을 산 전 남자친구 최종범의 출소 후 근황을 담은 인터넷 기사에 비방성 댓글을 단 남성에게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인천지검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정 모 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만장일치로 청구를 인용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유를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검사의 처분을 말한다.
정 씨는 2021년 7월 인터넷에 게시된 ‘고 구하라 전 남친 최종범, 수척해진 근황 공개’라는 제목의 기사에 “자신의 수척해진 모습을 공개한 건 동정받으려고 그런 건가? 저런 X은 자살해도 절대로 동정 못 받을 거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후 최종범 측은 정 씨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고 인천지검은 같은 해 12월 모욕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기소유예 처분했다. 그러자 정 씨는 2022년 5월 헌재에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헌재에 청구했다.
정씨는 “댓글을 게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댓글을 게시한 구체적인 경위와 전체 내용, 표현 방식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댓글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이 사실관계를 충분히 수사하지 않고 엄격한 법리검토를 하지 않아 헌법상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했다.
헌재는 정 씨가 댓글을 게시한 경위와 횟수, 의미와 맥락 등을 따져봤을 때 형법상 모욕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봤다.
헌재는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사건 댓글이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어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 수단이고 사람마다 언어습관이 다를 수 있으므로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하고 저속하다는 이유로 모두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최종점은 故 구하라를 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저 지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재판부는 재물손괴·상해·협박·강요 등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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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