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손흥민 의존? 홍명보 발끈→즉각 반박…"전술 변화가 맞아 떨어졌다"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현기 기자) 오만 원정에서 승리를 챙겨 한숨 돌린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만전에서 공격을 손흥민에 의존했다는 이른바 '손흥민 해줘 축구' 견해에 "나와 완전히 다른 생각"이라며 발끈했다.

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해당 질문을 받자 사령탑인 자신이 전술적으로 준비했던 게 맞아떨어졌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 11일 오만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 오만과의 원정 경기에서 간판 스타 손흥민의 1골 2도움을 앞세워 3-1로 이겼다.

한국은 전반 10분 만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지난 시즌 12골을 뽑아낸 황희찬이 통렬한 오른발 슛을 아크 정면에서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전반 중반부터 수세에 몰리더니 전반 추가시간 세트피스로 실점하고 말았다.

홍명보호는 후반 초반에서 두 차례 큰 위기를 맞았으나 상대 골결정력 미숙으로 넘긴 뒤 후반 30분 이후 두 골을 몰아쳐 승리했다. 후반 37분 토트넘에서 뛰는 한국 축구사 최고의 선수 손흥민이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활약 중인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의  패스를 아크 왼쪽에서 왼발 슛으로 연결해 결승포를 쏘아올렸다. 후반 추가시간 16분이 주어진 가운데 10분이 지났을 때 공격수 주민규가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역시 골문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시도해 골망을 출렁였다.

한국은 지난 5일 홈에서 열린 B조 첫 경기 팔레스타인전에서 0-0으로 비겨 큰 비판을 받았다. 오만전에서도 이기지 못하면 특혜 선임 논란에 빠진 홍 감독의 조기 하차 요구가 거세질 게 뻔했다. 오만전에서도 큰 위기에 몰렸으나 후반 중반 이후부터 힘을 낸 끝에 쾌승하고 한숨 돌렸다.

다만 손흥민이 1골 2도움을 뽑아내며 오만전 3골에 모두 관여하다보니 손흥민의 개인 능력이 대표팀을 살린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왔고, 이는 홍 감독에 대한 비판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축구인들 사이에서도 이런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귀국한 홍 감독은 이를 일축했다.

홍 감독은 "그건 나하곤 완전히 다른 생각"이라며 "분수령이 된 시간에 전술적인 변화를 줬고 그 전술이 맞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그런 의견에 동의하긴 어렵다. 우리 선수들이 후반전 30분 정도 남겨놓고는 완벽하게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일단 큰 고비를 넘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다. 이번에 만난 오만은 B조 4번 시드 팀으로 FIFA랭킹 76위, 홈에서 비긴 팔레스타인은 B조 5번 시드로 FIFA 랭킹 96위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두 경기를 모두 이기는 것이고 그랬다면 좋았겠지만 이제 시작하는 입장에선 (1승 1무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남은 일정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좋은 생각을 하게 된 경기였다"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쓴 약도 먹었고, 남은 3차예선 8경기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반전 동력을 찾았다는 뜻이다.



대표팀은 다음 달 10일 B조 3번 시드 요르단과 상대 수도 암만에서 3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요르단은 지난 2월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한국에 0-2 충격패를 안기고 결승에 올라 준결승에 진출한 아시아의 떠오르는 강호다. 현재 B조에서도 한국을 다득점으로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요르단전을 마치면 전세기를 타고 귀국, 15일 홈에서 B조 2번 시드국인 이라크와 격돌한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모의고사도 없이 본고사 두 경기를 치렀는데 팔레스타인전과 오만전 소감은.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두 경기 다 이기는 것, 이게 가장 좋았을 테지만 1차전(팔레스타인전)은 우리가 결과를 내지 못했고 다만 2차전은 우리가 지금 결과를 냈다. 이제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두 경기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난 생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또 남은 경기를, 전체적으로 봐서 또 어떤 식으로 또 잘 준비해야 되는지에 대한 좋은 생각을 갖게 된 경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두 경기를 통해 이 홍명보호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어떤 방향을 잡은 게 있나.

두 경기를 마치고 나니까 우리가 어떤 식으로 팀을 발전시켜야 되는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코칭스태프, 또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했다. 어느 정도는 우리가 갖고 있는, 물론 짧은 시간이지만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도 들고 조금씩 좁혀가는 상황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두 경기 소득이라면 뭐가 있을까.

아무래도 1차전보다는 2차전이 좀 더 나았다라는 게 가장 큰 소득이다. 팔레스타인전 전반전보다는 후반전이 좋았고, 또 첫 경기보다는 두 번째 경기(오만전)가 좋았다. 또 그런 점들이 남은 경기에서 선수들이나 팀에 있어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계기였다고 생각 된다.

-남은 A매치 기간에도 짧은 시간에 선수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관리를 해야하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이제 복귀를 했고 소속팀 경기를 우리가 지켜보는 입장이다. 좋은 경기력 갖고 있는 선수들을 찾아야 되는데, 남은 기간 선수 구성이나 이런 걸 전체적으로 놓고 한 번 봐야 될 필요는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B조가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제 요르단, 이라크와 격돌한다. 만만치 않은 상대들인데 어떻게 보고 있나.

예를 들면 리그에서 우승을 하기 위해는 우리 밑에 있는, 우리 강력한 라이벌 팀들에 절대 승점을 주지 말아야 한다. 지금 이라크나 요르단을 보면, 우리가 상대 분석엔 들어갔고 지금 말하기엔 조금 이르지만 승점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승점 관리)부분들을 좀 놓고 잘 운영해 나가야 될 필요가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세트피스 수비가 불안하게 실제로 실점도 했는데 보완점이 있을까.

실제 경기를 하다 보면 굉장히 어려운 게, 우리가 90분 동안 완벽하게 모든 것들을 다 할 수 있는 시간은 없다. 우리도 분명히 어려운 시간이 있는데, 그 때 예를 들면 우리가 실점을 한다거나 또 지난 경기처럼 세트피스 실점을 하게 되면 어려운 상황이 오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을 좀 더 발전시켜 나가야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공격 전술에서 손흥민 같은 선수들에게 의존했다는 평가가 있다. (오만전에서)결과를 갖고 왔지만 그런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그 거는 나하고는 완전히 다른 생각이다. 우리는 경기 운영 중 분수령이 됐던 시간에 전술적으로 변화를 줬다. 그 전술이 맞았다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의견에 대해선 내가 동의하기 어렵다. 우리는 전술적으로 충분히 후반전 한 30분 남겨놓고는 '완벽하게 잘 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