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만 무스카트, 나승우 기자) 울산HD에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했던 설영우가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풀백 자리에 대한 걱정을 끝내겠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 위치한 술탄 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8일 오만에 입성한 대표팀은 입국 당일 현지 적응 훈련을 진행했고, 9일에는 본격적으로 전술 훈련을 진행했다. 약 한 시간 동안 선수단은 떠들썩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마쳤다. 지난 팔레스타인전 충격 무승부는 잊고, 오만전 승리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훈련에 앞서서는 인터뷰가 진행됐다. 어깨 수술로 대표팀에서 잠시 멀어졌다가 세르비아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승선에 성공한 설영우가 취재진 앞에 섰다.
설영우는 울산 유스 현대고 출신으로 울산에서 프로 데뷔해 울산의 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특히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울산 감독 시절일 때 크게 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올해 초 카타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도 참가했다.
대표팀 막내급이었던 설영우는 부상이 잦았던 어깨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 그로 인해 6월 A매치는 건너뛰었다. 이후 즈베즈다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설영우는 울산을 떠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의 부름을 받고 대표팀에 재승선했다. 그러는 동안 설영우에게 '후배' 풀백들이 생겼다. 최우진(인천 유나이티드)과 황재원(대구FC)이다.
설영우는 "6월에는 수술 때문에 못 오게 되면서 이번에 오랜만에 들어오게 됐다. 어쩌다 보니까 후배들이 좀 들어와 있더라"고 웃으면서 "사실 나도 대표팀 짬(경력)이 아직 안 됐는데 후배들이 있으니까 내가 챙겨야 되나 말아야 되나 생각도 들었다"며 "내가 챙길 수 있는 부분은 열심히 챙겨주겠지만 다 능력 있고, 경험 많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각자 알아서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때 한국 축구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풀백 자원의 감소였다. 하지만 이제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설영우는 좌우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카타르 월드컵을 경험한 김문환과 첫 발탁된 황문기,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소집된 최우진과 황재원까지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설영우는 "풀백 같은 경우 소집 때마다 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나이도 많이 어려지는 것 같다. 우진이나 재원이 같은 경우 나이도 어리고 이제 들어온지도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경험적인 부분에서 다른 포지션에 있는 형들보다 많이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런 부분은 K리그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고 있고, 2년 후 월드컵 때는 그만큼 경험이 더 쌓일 거다. 나도 유럽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후배들한테도 알려주고 그러다보면 사이드백 쪽은 크게 걱정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제일 걱정이다"라고 크게 웃었다.
설영우는 홍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를 가장 잘 아는 선수이기도 하다.
"감독님과 울산에서 몇 년을 같이 했다. 여기와서 이렇게 만나게 됐는데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는 내가 그래도 가장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인 설영우는 "울산에 계실 때 풀백에게 요구했던 건 밸런스였다. 공격이든 수비든 한 쪽만 월등하게 좋은 선수보다 적절하게 밸런스가 좋은 선수를 많이 선호하신다"고 설명했다.
이어 "울산에 있을 때부터 거기에 맞는 축구를 하기 위해 나도 열심히 생각하고 노력했다. 여기서는 감독님과 한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크게 바뀌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가 뭔지 파악해서 여기서도 잘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