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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생생해요, 감독님 전화가"…'정관장' 표승주의 각오가 남다른 이유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8.20 06:39 / 기사수정 2024.08.20 09:01

여자프로배구 정관장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가 19일 대전 정관장 스포츠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전, 최원영 기자
여자프로배구 정관장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가 19일 대전 정관장 스포츠센터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전,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최원영 기자) 더 잘하고 싶다.

여자프로배구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는 올해 새로운 팀에서 새 출발한다. 정관장의 한 축을 맡게 됐다. 19일 대전 정관장 스포츠센터에서 만난 표승주는 다부지게 각오를 다졌다.

정관장은 지난 4월 18일 IBK기업은행으로 자유계약(FA) 이적한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의 보상선수로 표승주를 지명했다. 표승주의 유니폼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표승주는 "보상선수로 이 팀에 오게 됐다. 보호선수 명단 제출이 12시까지였는데 고희진 감독님께서 12시 9분에 내게 직접 전화를 주셨다"며 "당시 인도네시아에 계셨는데도 전화해 주셔서 생생하게 기억 난다. '네가 우리 팀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 잘해보자. 넌 보상선수가 아니라,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직도 정말 감사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걱정이 많았다. FA 이적생이 아닌 보상선수였기 때문이다"며 "정관장에 와보니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잘 돼 있어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팀 적응은 다 마쳤고 매일 훈련하며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0-2011시즌 프로 데뷔 후 네 번째 팀이다.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 기업은행을 거쳤다. 표승주는 "감독님께서 '운동만 열심히'를 강조하신다. 여러 가지 주문하기보다는 날 믿어주시는 게 느껴진다. 늘 '걱정 없이, 부담 없이 해라'라고 하신다"며 "시스템도 잘 잡혀있어 내가 녹아들기만 하면 됐다. 처음 왔을 때부터 동료들이 옆에서 많이 챙겨주기도 했다. 감사한 일들이 참 많았다"고 미소 지었다.

여자프로배구 정관장의 표승주 지명 오피셜 사진. 정관장 제공
여자프로배구 정관장의 표승주 지명 오피셜 사진. 정관장 제공


주장 염혜선에 이어 팀 내 최고참급에 속한다. 표승주는 "선수들에게 늘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려 한다. 주장 (염)혜선 언니를 도와주려 하는 편이다"며 "훈련하다 힘들 때 선수들에게 가 '힘내자'는 말도 하고, 농담도 한다. 고참이면 코트에서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할 수밖에 없다. 매 순간 같이 뛰는 선수들을 잡아주려 한다"고 밝혔다.

새 동료인 정관장 선수들과의 호흡은 어떨까. 표승주는 "세터 혜선 언니는 세트를 잘해 손발을 맞춘다기보다는 코트에서 서로 해야 할 부분들 잘하려 한다. 다들 언니, 동생 할 것 없이 편하게 이야기한다"며 "선수들과 합을 맞추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배구 관련해서는 내 몫만 잘하면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관장은 올해 아시아쿼터 외인으로 지난 시즌 함께한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재계약했다. 외인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에선 지난 시즌 도로공사에 몸담았던 아포짓 스파이커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를 택했다. 아포짓만 두 명이라 토종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특히 리시브 등 수비 강화에 힘써야 한다.


표승주는 "올 시즌 우리 팀에 가장 중요한 게 리시브다. 공격력이나 높이는 무척 좋기 때문에 우리가 수비에서 조금 더 희생하고 채워줘야 할 것 같다"며 "사실 리시브는 모두가 아는 우리 팀의 약점이다. 시즌 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다들 열심히 노력 중이다. 나도 더 신경 써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자프로배구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가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 출전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여자프로배구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가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 출전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표승주에게도 리시브는 어려운 숙제다. 그는 "항상 다른 팀 선수들이 내게 목적타 서브를 넣었다. 처음엔 많이 힘들었다. 경기 2~3일 전부터 '리시브 어떡하지. 내가 무너지면 팀이 질 텐데'라는 부담감이 무척 컸다"며 "몇 년 지나 보니 그렇게 걱정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내가 힘들어하면 상대 팀은 더 편하게 경기할 테니 강하게 마음먹으려 했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리시브도 자신감이다. 원래는 서브가 오는 코스에 따라 자세를 계속 바꿨다. 잘 될 때도 있었지만 안 될 때는 한없이 안 됐다"며 "한국에서 제일 잘하는 (김)연경(흥국생명) 언니에게 많이 물어봤다. 언니가 '리시브는 계속 똑같은 자세로 해야 한다'고 말해준 게 인상 깊었다. 처음엔 이해가 잘 안 됐는데 이제는 와닿는다"고 설명했다.

표승주는 "훈련할 때부터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 목적타를 많이 받는 것도 경기 중 연습하는 것이라 여긴다"며 "조금씩 내 자리를 찾아가고 있지 않나 싶다. 아직 스스로 만족할 정도는 아니라 더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2011시즌과 2011-2012시즌 도로공사, 2018-2019시즌 GS칼텍스, 2020-2021시즌 기업은행에서 봄 배구를 경험한 적 있다. 하지만 우승은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표승주는 "마음속으로 '나도 은퇴하기 전 어떻게든 우승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마 모든 선수들이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며 "'당장 우승 할래!'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묵묵히 하다 보면 언젠간 그 자리에 올라 있지 않을까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표승주는 "올 시즌 정관장이라는 팀과 함께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사진=대전,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정관장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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