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val] LG와 두산의 잠실 라이벌전은 엄연한 프로야구 최고 흥행 매치입니다.
그런데, 올 시즌 두 팀의 라이벌 매치를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가슴 한 켠이 아려옵니다. 그 이유는 역시 성적 때문이겠죠. 13일 현재 LG는 54승 60패 1무로 4위 KIA에 6.5경기 뒤친 채 5위를 달리고 있고, 두산은 LG에 1경기 뒤진 채 51승 59패 2무로 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페이스라면 두 팀 모두 가을잔치 참가가 어려워 보입니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 동시에 참가하지 못했던 마지막 시즌은 2006년. 5년만에 잠실 주인 없는 가을 잔치를 치르게 될 것 같네요.
당사자인 양팀은 서울 라이벌이랍시고 맞대결서 붙을 켜고 달려들고 있지만, 실상 성적 부진으로 맞대결 승리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물론 이달 초 두산 수뇌부에서 LG만은 꼭 잡아내 LG보다 높은 순위로 정규시즌을 마치라는 주문이 있었지만, 다. 어디까지나 가을 잔치 탈락에 대한 면피용 주문으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LG 역시 4위가 멀어진 가운데 두산전서 승리를 한다고 해도 SK, KIA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니 두산전서 연승한다고 해도 크게 기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양팀은 13~14일 맞대결과 내달 1~3일 3연전까지 총 5차례 맞대결이 남아 있습니다. 이번 2연전서는 LG의 홈 경기로, 마지막 3연전은 두산의 홈 경기로 진행됩니다. 그래도 굳이 라이벌전 승리가 더욱 시급한 팀을 꼽자면 LG입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고 마운드의 힘이 눈에 띄게 떨어진 LG가 그래도 두산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는 2000년대 이후 LG가 두산보다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친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단 한 번도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고 두산은 최근 2006년을 제외하고 꼬박꼬박 포스트시즌을 치른 터라 은연 중에 LG는 두산에 대한 열등 의식이 있습니다. 올 시즌 맞대결서도 6승 8패로 2경기 뒤져 있죠, 남은 5경기서 LG는 두산을 최대한 많이 잡아내 마지막까지 4위 탈환을 놓치지 않음과 동시에 최소한 두산보다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는 명분을 잡아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이미 21세기 들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은 더 이상 LG에 이기든, 이기지 못하든 망신(?)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8승 6패로 LG에 상대전적서도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LG는 시즌 초반 선두권 싸움을 할 정도로 센세이션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이대로 용두사미의 시즌에서 반전을 하지 못할 경우 주위의 더욱 큰 비웃음거리가 될 게 뻔합니다. 들뜨지 않는 잠실 라이벌전, 과연 남은 5경기서 LG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까요.
[사진=LG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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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기자 reviva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