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 6일 대구광역시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 국적을 선택했으며 이번에 파리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 2개를 따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꿈에 그리던 올림픽 메달을 2개나 거머쥔 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과거 독립 운동을 했던 현조부 기적비를 찾는 일이었다.
독립운동가 후예임을 알리는 발걸음이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 선수가 6일 오전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일 교포다. 일본에서 태어났고 대학도 명문 와세다대를 다니고 있지만 2021년 한국 국적을 택했다. 그의 한국행엔 태극마크를 달고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이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미는 앞서 지난달 29일 파리 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에게 석패하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허미미는 데구치와 팽팽하게 싸웠지만 정규시간에 지도 2개를 받은 것에 이어 연장전에서 위장 공격을 한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지도를 하나 더 받아 반칙패로 금메달을 놓쳤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 6일 대구광역시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 국적을 선택했으며 이번에 파리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 2개를 따냈다. 연합뉴스
이어 지난 3일 혼성 단체전에서 한국이 독일을 극적으로 누르고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번 대회 '멀티 메달' 주인공이 됐다.
허미미는 2002년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랐다. 유도 선수였던 아버지를 동경해 도복을 입은 허미미는 중학교 때부터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일본 전국중학교유도대회 여자 52kg급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일본 카뎃유도선수권대회 같은 체급에서 준우승했다.
허미미는 '공부하는 운동 선수'이기도 하다. 운동하는 와중에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명문대인 일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에 진학해 다니고 있다.
그런 허미미가 메달 2개를 목에 걸고 귀국한 뒤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바로 현조부 허석 지사의 기적비인 것이다. 허미미는 6일 오전 10시 김진열 군위군수, 김점두 경북체육회장 등의 환영을 받으며 현장에 도착했다.
밝은 웃음을 지으며 참석자들의 기념 촬영 요청에 응한 허미미는 이후 참석자들과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참배하고 올림픽 은메달과 동메달을 기적비 앞에 내려놨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 6일 대구광역시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 국적을 선택했으며 이번에 파리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 2개를 따냈다. 연합뉴스
허미미는 은메달을 따낸 직후에도 '감동 멘트'로 국민들의 가슴을 울렸다.
당시 허미미는 "(할머니에게) 오늘까지 유도 열심히 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고 싶어요"라고 씩씩하게 말한 뒤 "아쉽긴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결승전에까지 나가서 정말 행복했다. 메달을 딴 것도 너무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애국가 가사를 미리 외웠다고 고백했다. 가슴 찡한 순간이었다. 허미미는 "못 불러서 아쉽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꼭 부르고 싶다. (4년 뒤엔) 나이를 먹었을 테니까 체력이 더 좋을 것 같다. 다음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꼭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후 혼성 단체전 동메달까지 손에 쥐고 귀국, 다음 날 기적비부터 찾은 허미미는 "제일 먼저 여기 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 은메달이어서, 그래도 메달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 6일 대구광역시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 국적을 선택했으며 이번에 파리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 2개를 따냈다. 연합뉴스
이어 '할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떤 말씀을 해줬을 거 같으냐'는 질문에 "정말 기뻐해 주셨을 것 같다"고 웃은 뒤 '할아버님이 독립운동가라는 걸 알게 됐을 때와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을 땄을 때 기분'을 묻자 그는 "사실 처음에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로 시합을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허미미는 이번에 은메달, 동메달을 바쳤지만 다음 기회엔 우승해서 금메달 갖고 오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허미미는 "앞으로도 운동을 열심히 해서 다음에 열리는 올림픽에선 꼭 금메달 따겠다"고 약속했다. 2028년 올림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다.
허미미는 기적비를 찾은 뒤 순천으로 장소를 옮겨 순천시 팔마유도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중인 후배 유도인들을 찾았다. 허미미는 지난해부터 후배들의 훈련장을 찾아 함께 훈련하고 가르치며 후배들의 멘토가 돼왔다.
올림픽 시기와 이번 훈련 기간이 겹쳤는데, 허미미는 후배들에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꼭 돌아오겠다고 약속했고 이를 지컀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 6일 대구광역시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 국적을 선택했으며 이번에 파리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 2개를 따냈다. 연합뉴스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유도 여자 57kg급에서 은메달,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허미미가 6일 대구광역시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조성된 독립운동가이자 현조부인 허석 지사의 기적비를 찾았다. 허미미는 일본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할머니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 국적을 선택했으며 이번에 파리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메달 2개를 따냈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