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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노메달, 낙담 대신 도약 약속한 황선우..."더 높은 레벨의 선수 되겠다" [파리 인터뷰]

기사입력 2024.08.04 10:44 / 기사수정 2024.08.04 10:44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의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에게 2024 파리 올림픽은 아쉬움 가득한 여정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선수 생활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닌 만큼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것을 약속했다.

황선우는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남자 혼계영 400m 예선에 출전했다. 한국의 300~400m 구간 마지막 자유형 영자를 맡아 파리에서의 마지막 레이스를 펼쳤다.

한국은 예선 2조 1레인에서 혼계영 400m 예선을 치렀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3분32초05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고 은메달을 따냈지만 이날은 3분34초68로 기록이 저조했다. 

한국은 예선 2조 7위, 전체 참가국 16개팀 중 13위에 올랐다. 3분34초84를 기록한 일본을 앞질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일본에게 혼계영 400m 종목은 앞서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 남자 혼계영 400m 종목은 예선 참가 16개국 중 상위 8팀만 결승에 오른다. 한국은 이 종목에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8년 만에 처음 출전한 것에 만족하고 다음 2028 LA 올림픽을 준비하게 됐다.

황선우는 이날 혼계영 400m에서 자신의 몫인 마지막 100m를 자유형으로 헤엄쳤다. 구간 기록 47초98을 찍은 뒤 함께 레이스를 펼친 배영의 이주호, 평영의 최동열, 접영의 김지훈과 함께 서로를 격로햇다. 

황선우는 이번 남자 혼계영 400m 예선을 끝으로 모든 자신의 파리 올림픽 모든 일정을 마쳤다. 당초 최소 1개 이상의 메달 획득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노메달'에 그친 이번 대회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황선우는 "경영 대표팀 선수 모두가 최선을 다해 올림픽을 준비했지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며 "부족했던 점을 향후 훈련을 통해 보완해서 더 좋은 성적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선우는 만 18세의 나이로 참가한 3년 전 도쿄 올림픽부터 한국 수영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자유형 200m 예선과 준결승을 전체 1위로 통과한 뒤 결승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150m 구간까지 1위를 달리면서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황선우의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 결승 최종 기록은 7위였다. 마지막 50m 구간에서 급격한 체력 저하가 문제였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았던 탓에 오버 페이스에 발목을 잡혔다.

황선우는 도쿄 올림픽을 마친 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스텝을 밟았다. 2022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 은메달,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 자유형 200m 동메달을 따내며 대선배 박태환도 해내지 못했던 롱코스 세계수영선수권 2회 연속 입상에 성공했다.

황선우는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와 계영 8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세를 몰아 지난 2월 카타르 도하 세계수영선수권에서도 이 종목 우승을 차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선수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황선우는 지난달 29일 파리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5초92를 기록, 전체 9위에 그쳤다. 8위까지 주어지는 결승전 진출이 무산됐다. 자신의 이 종목 최고 기록 1분44초40에는 미치지 못하는 등 100%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팬들은 물론 황선우 본인에게도 충격적인 결과였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결승 진출에 실패했던 날 멘탈이 많이 흔들렸던 게 사실이다. 3년 동안 파리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준결승에서 틀어지면서 내가 쌓아온 데이터가 무너진 것 같았다"며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그날 밤에 고민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계속 생각을 해보니까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보다는 빠르게 잊고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졌다. 앞으로 이어지는 세계선수권, 아시안 게임, 올림픽 등 메이저 대회를 통해 더 발전하는 수영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 자유형 200m 챔피언에 오른 루마니아의 수영 괴물 다비드 포포비치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황선우를 향한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아픔을 빠르게 털어내길 바란다고 응원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포포비치는 "황선우가 파리 올림픽 자유형 200m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실망할 게 없다"며 "사람들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게 많다. 선수들이 각자의 목표에 닿지 못해도 괜찮다. 그냥 더 열심히 훈련하고 돌아오면 된다. 인생처럼 기복이 있는 게 스포츠다"라고 강조했다.

황선우는 "포포비치가 나를 언급한 기사를 봤다. 포포비치는 친구이기도 하지만 자유형에서 정말 월드 클래스다. 나도 열심히 노력해서 더 높은 레벨에 선수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열심히 헤엄쳐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황선우와 함께 파리 올림픽 혼계영 400m에 출전한 동료들도 이번 대회 결과에 낙담하기보다는 또 한 번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이주호는 "대한민국 수영이 자력으로 올림픽 혼계영에 출전한 게 우리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며 "파리에서는 13위를 기록했지만 LA 올림픽, 그 다음 올림픽에서는 순위를 조금씩 끌어올리면 언젠가는 계영 800m처럼 결승 진출을 넘어 메달 싸움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동열은 "모든 선수들이 성실하게 준비했는데 결선 진출을 이루지 못해 아쉽다"며 "그래도 최초라는 타이틀은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우리가 최초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더 확실하게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지훈은 "대한민국 수영이 파리에서는 아쉽게 마무리했지만 이 대회를 경험 삼아 다음에는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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