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욱 2관왕 간다!…한국, 男 사브르 단체 4강 진출→캐나다 45-33 완파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첫 출발이 좋다.

하계올림픽 3연패를 노리는 한국 남자 사브르 펜싱 대표팀이 첫 판에서 완승을 거두며 4강에 올랐다. 새 멤버 박상원이 발군의 기량을 드러내며 두 선배 앞에서 부족함 없는 기량을 드러냈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31일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8강에서 캐나다를 45-33으로 넉넉하게 이기고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이자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첫 판부터 유감 없이 발휘했다.

한국은 캐나다전에선 이번 대회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안긴 오상욱을 비롯해 2012년과 2021년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따낸 구본길, 그리고 신예 박상원이 나서 캐나다와 칼싸움을 벌였다.

한국은 맏형 구본길이 2라운드까지 8-10으로 밀려 초반 어려운 싸움을 벌였으나 2000년생 막내 박상원이 3라운드에서 상대 프랑수아 코숑을 상대로 괴력을 발휘하며 15-11로 전세를 뒤집고 구본길에 넘겨줬다.




구본길이 다시 파레스 아르파에 7번을 내주며 18-20으로 추격당했으나 오상욱과 박상원이 상대 선수의 득점을 각각 1점과 2점으로 틀어막으면서 나란히 5점씩 따냈다.

6라운드가 끝난 상황에서 30-21로 훌쩍 달아나 승기를 잡은 한국은 앞서 두 라운드에서 고전했던 구본길도 기운을 차렸다. 7라운드에서 고총에 한 점만 내주며 5점을 획득, 35-22로 리드를 10점 이상 벌렸다.

결국 한국이 이변을 허용하지 않고 뭄 풀 듯 무난하게 첫 승을 챙겼다.

캐나다전을 잘 마친 한국은 준결승에서 난적을 만난다. 개최국 프랑스와 격돌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8강에서 이집트를 맞아 경기 막판까지 고전했으나 45-41로 간신히 이겼다. 프랑스는 이집트가 자랑하는 세계랭킹 1위 지아드 엘시시의 칼춤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엘시시는 이집트가 얻은 41점 중 19점을 따내면서 프랑스 선수들의 공격을 세 라운드 합쳐 7점으로 막아냈다.

그럼에도 프랑스 선수들이 엘시시 외 다른 이집트 선수들과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과 프랑스의 준결승은 31일 오후 11시에 열린다.

또 다른 준결승은 헝가리와 이란의 맞대결로 결정됐다. 한국의 호적수로 꼽히는 헝가리는 이탈리아를 45-38로 눌렀다. 이란은 미국을 45-44, 한 점 차로 꺾었다.

한국은 프랑스를 이기면 1일 오전 2시30분에 금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오상욱은 한국 펜싱사 최초로 단일 대회 올림픽 2관왕에 도전한다.

한국은 이 종목 올림픽 3연패 위업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2012년 런던 대회에서 펜싱 단체전 첫 금메달 역사를 창조한 한국은 2016년 리우 대회에선 단체전 정식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아예 열리지 않아 금메달 기회를 놓쳤으나 코로나19로 1년 늦게 열린 2021년 도쿄 대회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이어 3년 만에 열린 이번 파리 대회에서 3연패 도전을 하고 있는데 첫 단추를 잘 뀄다.

한국은 세계선수권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중이다. 2017년 독일 라이프치히 대회에서 사브르 종주국 헝가리를 누르고 우승한 한국은 이듬해 중국 우시 대회에선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2연패에 성공했다.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에선 개최국 헝가리와 결승에서 2년 만에 만나 금메달을 따내며 3연패를 일궈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2022년 열린 이집트 카이로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은 한국, 준우승은 헝가리였다. 다만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 세계선수권에선 헝가리가 우승했고,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펜싱은 사브르, 플뢰레, 에페 등 3개 종목으로 나뉘는데 플뢰레와 에페가 상대를 찔러야 점수로 인정되는 것과 달리 사브르는 찌르는 것은 물론 칼로 상대를 베는 것도 혀용된다.

타격면은 플뢰레의 경우 몸통만, 에페는 전신이 허용된다. 사브르는 몸통과 머리, 팔에 대한 타격이 허용된다.

동시 공격에 대한 규칙도 서로 다르다. 플뢰레와 사브르는 동시 공격이 이뤄졌을 경우 먼저 공격한 선수에게 점수를 준다. 에페는 동시 공격이 허용돼 둘 다 1점씩 준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