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클리어링 이후 첫 수원…다시 포효한 박상원 "100% 내 잘못, 신경 쓰고 있다" [수원 현장]

(엑스포츠뉴스 수원, 조은혜 기자) 벤치클리어링 이후 첫 수원 원정. 한화 이글스 박상원이 속내를 털어놨다.

한화는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6-4 승리를 거두고 4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상원은 1⅓이닝 1피안타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홀드를 작성했다.

KT의 2점 추격으로 4-6으로 점수가 좁혀진 6회말 2사 주자 2루 상황, 선발투수 하이메 바리아에게 마운드를 넘겨받은 박상원은 황재균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이후 7회말에도 등판한 박상원은 강현우를 삼진 처리, 문상철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후 로하스 중견수 뜬공, 강백호 우전 2루타로 주자 2・3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상수에게 2루수 땅볼을 이끌어내고 실점 없이 자신의 투구를 끝냈다.

경기 후 박상원은 "최근 경기에 비해 솔직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좋은 피칭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면서 "7회 마지막 2・3루에서 2루수 땅볼이 되고 아웃카운트가 올라갔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돌아봤다.

지난 6월 5월 수원 KT전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야 했던 박상원이었다. 한화가 12-2 대승을 거뒀던 당시 경기, 장성우와 황재균 등 KT 베테랑 타자들이 10점 차 8회말에 등판한 박상원의 삼진 세리머니를 문제 삼았고, 이 미묘한 감정이 경기 후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이후 다시 선 수원 마운드의 첫 타자가 공교롭게도 황재균이었다.



박상원은 "벤치클리어링이라는 것 자체가 팀에게도 안 좋은 거고,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모습이 아니다. 그리고 황재균 선배가 저보다 선배이기 때문에 내가 100% 잘못한 거다. 경기를 이기는 데 있어서 개인적인 감정이 들어가면 안 된다. 타자가 누가 나오든 그냥 내 피칭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게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보란듯이 포효한 그는 "잘못해서 혼나긴 했지만 상대방에게 자극이 안 되는 선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션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취하려고 한 것도 아니고 나도 모르게 나오긴 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 신경은 쓰고 있다"고 얘기했다.



올 시즌을 마무리로 시작했지만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박상원은 경기를 거듭하며 제 궤도를 찾아 나가고 있다. 박상원은 "내가 똑바로 잘하면 감독님이나 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반기에 내가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결과가 안 좋았는데, 지금은 감독님이 많이 믿어주시고 기회를 많이 주시면서 잘 되고 있는 것도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지금은 행복하게,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하고 있다. 2군에 내려가서 잠깐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감독님이 믿고 내보내주시면서 마운드 위에서의 내 모습을 더 편안하게 내보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사진=한화 이글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