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협회는 이번 사건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팬들은 대한축구협회의 대응이 늦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에 의해 인종차별을 당했을 때에는 침묵하고 있었던 데다, 이번에도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하는 사건이 터지고 이틀이 지난 오후가 되어서야 공식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대한축구협회는 7월 18일 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 선수가 최근 연습경기에서 상대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황희찬이 친선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한 사건이 터지고 이틀 만이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에서 활동하는 리암 킨은 지난 16일 자신의 SNS 및 매체를 통해 울버햄프턴과 코모 1907(이탈리아)의 친선경기 도중 황희찬이 상대 수비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고, 이를 접한 울버햄프턴의 윙어 다니엘 포덴세가 수비수를 주먹으로 가격해 퇴장당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황희찬의 소속팀인 울버햄프턴은 "후반전 중반 황희찬이 해당 사건(인종차별 발언을 들은 일)을 알렸고,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분노했다. 개리 오닐 감독은 사건이 벌어진 이후 황희찬과 대화를 나눠 황희찬이 경기를 그만둘 기회를 줬으나 황희찬은 계속 경기를 뛰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오닐 감독도 구단을 통해 "차니(Channy, 황희찬의 애칭)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나는 차니와 이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고, 팀 전체가 경기를 중단할지 아니면 황희찬 본인만 경기를 관둘지 확인했다. 황희찬은 팀과 함께하고 동료들이 필요한 대로 하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팬들은 대한축구협회의 대응이 늦었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응이 늦었던 데다, 지난달 손흥민이 인종차별 사건에 휘말렸을 당시에는 침묵했다는 이유다. 사진 연합뉴스
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는 이번 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경기에 영향을 준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라며 코모 1907 선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이번 사건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황희찬은 덤덤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17일 SNS에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참을 수 없다"면서 "사건 이후 코칭스태프와 팀원들이 필요하면 바로 현장을 떠나겠다면서 내 안부를 계속 확인했다. 다시 한번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자신을 보호해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황희찬은 이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경기를 뛰고 싶었고, 우리는 경기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다.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There is no room for Racism)"라는 말로 다시 한번 인종차별 반대를 외쳤다.
팬들은 대한축구협회가 황희찬을 보호해주길 바랐다. 최근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가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우승 이후 라이브 방송 도중 프랑스의 이민자 혈통 선수들을 조롱하는 노래를 불러 논란이 되자 프랑스축구연맹(FFF)이 격렬하게 항의한 것처럼 말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이에 대한축구협회가 이틀 뒤 이와 관련한 제재 강화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긴 레터를 FIFA에 보낸 것이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대응 자체도 늦은 데다, 앞서 손흥민이 인종차별 사건에 휘말릴 때에는 침묵을 지켰다는 게 그 이유다.
팬들은 대한축구협회의 X(구 트위터)에 몰려가 "이제서야? 얼마 전 손흥민 선수도 차별당했습니다. 그때는 왜 대응 안 하셨나요?", "손흥민은 우리나라 선수가 아닌가?", "빨리도 올리네", "이제 와서? 일 좀 제대로 하자" 등의 반응을 남겼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손흥민이 인종차별 사건의 중심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켰다.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달 토트넘 동료인 벤탄쿠르가 한 우루과이 방송에 출연해 아시아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뉘앙스로 말하면서 손흥민을 언급하는 명백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면서 사건에 휘말렸다.
영국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주목했으나 정작 손흥민과 벤탄쿠르의 소속팀인 토트넘도,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대응하지 않았다. 결국 손흥민과 벤탄쿠르가 대화를 나눈 끝에 문제를 해결했고, 그나마 토트넘은 그 이후에 입장을 발표으나 대한축구협회는 끝까지 침묵했다. 팬들이 이번 일에 분노하는 이유다.
대한축구협회가 FIFA에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지만, FIFA가 이번 일에 대해 코모 1907에 제재를 내릴지는 미지수다.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불거진 황희찬의 인종차별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사건을 두고 심각한 우려를 표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관련 내용이 담긴 공식 레터를 보냈다고 밝혔다. 사진 연합뉴스
앞서 울버햄프턴은 유럽축구연맹(UEFA)에 이번 사안을 보고했으나 UEFA는 자신들이 주관하는 경기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UEFA는 "축구에서 인종차별과 차별 및 편협한 사고를 없애기 위한 싸움은 우리의 주요 우선순위다. 차별적인 행위는 UEFA 대회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UEFA는 축구계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사라지게 하기 위해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라면서도 "징계 기관은 UEFA 주관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때문에 UEFA의 상위 기관이나 다름없는 FIFA가 두 팀의 친선경기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룰지는 확실하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