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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 감독 "이제훈·구교환→특별출연 송강…'감정적 만족감' 얻길"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4.06.21 15: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종필 감독이 배우 이제훈과 구교환, 특별출연 송강까지 배우들의 활약을 고마워하며 '탈주' 개봉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했다.

이종필 감독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탈주'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으로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하며 호평 받고, 지난 해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를 연출하면서 영화와 OTT 시리즈까지 발을 넓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 감독은 이제훈·구교환과 함께 한 '탈주'로 4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이 감독은 '탈주'의 연출을 맡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전하며 "우연히 해외 토픽을 읽게 됐는데, 아프리카 청년이 비행기 바퀴에 몸을 묶은 채 다른 나라로 밀입국했다는 내용이었다.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그 사람의 마음이 너무 궁금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다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술에 취해서 '회사 때려치고 싶다'며 울더라. 순간 비행기에 매달린 아프리카 청년의 마음과, 직장을 때려치고 싶은 직장인의 마음이 비슷하겠구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그 때 저도 '탈주' 내용이 담긴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고 말을 이은 이 감독은 "사실 저도 그간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에 대한 피로감과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연출할 것인가 생각했을 때 북한 얘기가 아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나의 이야기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더라. 쭉쭉쭉 가는 이야기, 영화를 보면서 '진지하게 생각해주세요'가 아니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는, 영화를 보고 나오니 '내 얘기 같다'고 생각하는 그런 반응을 기대하며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제훈과 구교환이 '탈주'의 중심에서 활약했고, 규남의 탈주를 앞당기는 하급병사 김동혁 역의 홍사빈을 비롯해 구교환이 연기한 현상의 드러나지 않은 과거를 궁금하게 만드는 인물 선우민으로 깜짝 출연한 송강 등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이 감독은 10여 년 전부터 이제훈을 관심 있게 지켜봐왔다고 말하며 "'탈주'를 같이 하기로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1대1로 이제훈 씨를 만나서 서로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얘기를 많이 나눴었다. ''박열'(2017)과 '아이 캔 스피크'(2019)의 이제훈이 같은 사람이었어?' 싶을 정도로, 작품마다 얼굴이 변화무쌍하게 다 다른 점이 놀랍더라"고 말했다.

극 중에서 이제훈은 필사의 전력 질주를 하는 규남의 절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드넓은 벌판을 숨이 멎을 정도로 달리고, 전신 탈의까지 하며 극한의 상황에 놓인 캐릭터의 감정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이 감독은 이제훈의 열연에 거듭 감탄을 표하며 "정말 대단한 것이, (이)제훈 씨는 힘든 것을 티를 안 내더라. 감독으로서 배우가 힘든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정말 제훈 씨는 죽어라 뛰었고, '죽어라 뛰었는데 뛰는 자세가 죽어라 뛴 것처럼 안 나온다'면서 다시 뛰기도 했다. 현장 시간이 촉박해 촬영에서 강조할 것들을 메모로 전달하면, 늘 '해볼게요'라고 했고, 해냈다"고 고마워했다.




구교환은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현재는 유능한 장교의 삶을 살면서, 규남의 진짜 탈주가 시작되자 자신의 '오늘'을 지키기 위해 기를 쓰고 추격하는 현상이라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표현하며 단연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인다.

구교환의 이런 개성을 '이상함'이라고 넉살을 덧붙여 표현한 이 감독은 "구교환 씨의 이상함은, 항상 본질을 건드린다"면서 설명을 이어갔다.

이 감독은 "저도 감독으로서, 제가 참여하고 있는 촬영 현장을 낯설게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다 각자의 목적에 맞춰서 영화를 보는 것인데, 그것에 만족을 드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편이다. 제가 말하는 구교환 씨의 이상함은, 제가 촬영 현장을 낯설게 바라보는 것처럼 구교환 씨도 캐릭터 자체, 또 연기에 대해서도 항상 낯설게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차분히 밝혔다.



짧은 등장에도 반가움을 안기는 송강의 출연 비하인드도 덧붙였다.

앞서 이 감독은 언론시사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교환과 송강이 소속된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대표의 도움으로 송강을 캐스팅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감독은 "저희 제작사 대표님의 추천도 있었다. 송강 씨와는 2회차를 촬영했다. 송강 씨가 극 중에서 북한말을 쓰는데, 그것도 정말 열심히 준비하더라. 북한말 선생님과 연습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북한말이, 또 송강 씨에게 걸맞은 말이었어야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같은 북한 말이라고 해도 시대와 배경에 따라 디테일한 부분이 다른 점이 조금 있다. 옛날 북한 말이라고 하는 것은 요즘 젊은 친구들은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 송강 씨가 영화 속에서 쓴 북한 말투는, 실제 유학파들이 쓰는 부분을 거의 똑같이 구현한 것이다"라며 짧은 출연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준 송강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자신을 '철저한 대중 영화 감독'이라고 칭하며 개봉 후 관객들과 '탈주' 이야기로 더욱 많이 소통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이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어떤 감정적 만족감을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작업해왔다. '탈주'는 긴장감과 쾌감, 또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고 할 때 '돈 내고 볼 만하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집중해서 봤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는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또박또박 설명했다.



"흥행 뿐만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가면서 삶이 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마음을 꺼내 보인 이 감독은 "흥행을 생각하지는 않지만, 흥행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 감독은 "내 의지로 저 곳은 가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곳에 간다고 무언가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불안하지만 가보는 것은 내 의지로 할 수 있다는 것, 그런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는 이야기가 '탈주'라고 생각한다. 보는 분들에게 감정적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영화를 향한 따뜻한 관심을 당부했다.

'탈주'는 7월 3일 개봉한다.

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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