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호영. 6월 20일 수원 KT 위즈전 9회초 마지막 타석 솔로 홈런으로 3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호영이 극적으로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팀 패배 속에 빛이 다소 바래기는 했지만 구단 자체 기록경신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손호영은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손호영은 이날 게임 전까지 29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1회초 첫 타석 헛스윙 삼진, 4회초 두 번째 타석 유격수 뜬공, 5회초 세 번째 타석 헛스윙 삼진 등으로 출발이 좋지 못했다. 7회초 네 번째 타석도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연속 안타 기록이 중단될 듯 보였다.
그러나 손호영은 결정적인 순간 침묵을 깼다. 롯데가 5-6으로 끌려가던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마무리 박영현을 무너뜨렸다. 148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5m짜리 동점 솔로 홈런을 작렬시켰다. 자신의 시즌 8호 홈런, 30경기 연속 안타를 팀을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내는 멋진 한방으로 장식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손호영. 6월 20일 수원 KT 위즈전 9회초 마지막 타석 솔로 홈런으로 3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 김원중의 난조 속에 6-7로 무릎을 꿇은 건 아쉬웠지만 손호영이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을 이어간 건 의미가 있다.
손호영이 2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안타를 생산한다면 KBO 역대 연속 경기 안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롯데의 레전드 박정태가 1999년 5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6월 9일 마산 두산전까지 박정태가 선보인 31경기 연속 안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손호영은 일단 KBO 역대 연속 경기 안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롯데의 레전드 박정태가 1999년 5월 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6월 9일 마산 두산전까지 박정태가 선보인 31경기 연속 안타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손호영이 대선배 박정태와 타이 기록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키움 에이스 헤이수스를 넘어서야 한다. 손호영은 2024 시즌 헤이수스와 5차례 맞대결에서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만 세 차례 당하면서 타격 타이밍 포착에 어려움을 겪었다.
손호영은 헤이수스에게는 약했지만 키움전 9경기에서 타율 0.406(32타수 13안타) 1홈런 5타점 OPS 1.112로 히어로즈 투수들에게 강했던 부분은 기대 요소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현역 시절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1999년 6월 10일 마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박정태의 32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저지하는 호수비를 선보였던 바 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과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의 묘한 인연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공교롭게도 박정태의 32경기 안타 기록을 저지한 당사자는 홍원기 감독이다.
홍원기 감독은 현역 시절 두산 유니폼을 입고 1999년 6월 10일 마산구장에서 9회말 박정태의 안타성 타구를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와 함께 잡아냈다. 이어 정확한 1루 송구로 박정태를 아웃 처리, 32경기 연속 안타 도전을 저지했다.
홍원기 감독은 이제 선수가 아닌 사령탑으로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게 아닌 더그아웃에서 게임을 지휘하는 입장이다. 다만 선수로도 지도자로도 상대팀 선수의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막아내야 하는 위치인 건 비슷하다.
KBO리그 연속 경기 최다 안타 기록 1위는 박종호가 가지고 있다. 박종호는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 소속이던 2003년 8월 2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부터 이듬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뒤 2004년 4월 21일 현대를 상대로 3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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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