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제훈이 지난 해 허혈성 대장염 진단을 받으며 건강과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제훈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탈주'(감독 이종필)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탈주'에서 이제훈은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말년 중사 규남 역을 연기했다.
이날 이제훈은 '탈주' 촬영 이야기를 전하면서 "건강 관리를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 싶다"며 지난 해 10월 허혈성 대장염(대장의 혈류 감소로 인해 대장 조직의 염증과 괴사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질환) 진단을 받아 급히 수술을 받게 됐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당시 이제훈은 급히 수술을 하게 되면서 예정됐던 부산국제영화제 MC에 참여하지 못한 바 있다.
이날 이제훈은 "그 때 (병명을 진단 받고) 왜 이렇게 됐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병원에서 선생님들에게 많이 여쭤봤었는데, 그게 교통사고같은 상황이라고 하시더라. 살면서 사람이 장이 꼬일 수 있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원래 사람이 장이 꼬일 수는 있는데, 그게 풀리지 않으면 그 쪽에 피가 안 통해서 괴사하고, 장이 썩어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아프고 나서 4시간 정도를 참고 수술을 하게 됐는데, 어떻게 보면 여기서 제가 인생을 마감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제훈은 "너무 아프니까 진통제를 놓아달라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는 치사량까지 맞아서, 더 이상 진통제를 맞을 수 없다고 하더라. 그 때 제가 (촬영 때문에) 대전에 있던 상황이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오셔서 수술을 해야 한다며 여기서 할 것인지 서울에 올라가서 할 것인지 물어보셨다. 너무 아프니까, 여기서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수술을 결정하고 나서 사망 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했는데, '진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 그간의 제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 '내가 '탈주'를 찍었었고, (유)해진이형과 '모럴 해저드'를 찍었고, '수사반장 1958'을 찍고 있는데 완성하지 못하고 죽는건가. 그럼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살았더라"고 얘기했다.
또 "너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짧지만 그 순간에 '인생을 내가 후회없이 살고 있었느냐'에 대한 부분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너무 억울하다. 열심히 살았는데 즐기지 못하고 살았다' 싶어서 '이제 인생 마음대로 살거야'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나서도 이렇게 작품을 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글렀구나' 싶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 몸에게 미안하다"고 다시 넉살을 부린 이제훈은 "'막 살거야'라고 생각했던 것을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시그널2'와 '모범택시3' 촬영이 또 예정돼있다. 제 인생은 그냥 이런 것 같다"고 웃었다.
'탈주'는 7월 3일 개봉한다.
사진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