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창원 경기에서 발생한 주루 방해 판정 논란. 두산 이유찬의 2루 도루 시도는 NC 유격수 김주원의 주루 방해로 최초 세이프 판정이 나왔지만 NC 측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 실시 과정에서 아웃으로 번복됐다. 규칙 오적용에 따라 심판진들에게는 벌금이 부과됐고 KBO는 비디오 판독 대상에 주루 방해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KBSN 중계화면 캡처.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KBO가 주루 방해 플레이를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최근 주루 방해와 관련된 감독들의 강력한 항의와 퇴장으로 논란을 야기됐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KBO는 1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제3차 실행위원회에서 야수가 몸으로 주자의 주로를 막는 행위에 관해 논의했다"며 "앞으로 수비하는 야수가 주자의 주로를 막는 경우 비디오 판독을 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주루방해 판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주루방해 플레이는 지난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전에서 문제가 됐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9회초 공격에서 1사 1루 조수행의 타석 때 1루 주자 이유찬이 2구째 도루를 시도했고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다.
그러나 NC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시간제한 시간인 3분을 모두 쓰고 나서 아웃으로 판정 번복이 일어났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곧바로 그라운드로 나와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승엽 감독은 NC 유격수 김주원의 왼발이 주로를 막아 이유찬이 정상적인 주루를 할 수 없기에 주루 방해를 선언해야 하지 않느냐고 어필했다. 심판진은 "(판정 번복은) 비디오 판독 센터의 영역이다"라고 말하면서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한 이승엽 감독을 자동 퇴장 조치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지난 6월 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주루 방해와 관련해 비디오 판독으로 원심이 번복되자 항의 과정에서 퇴장 조치됐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심판진은 규정을 잘못 적용했다. 2루심이었던 이용혁 심판은 최초 판정을 단순한 세이프가 아닌, '주루 방해'로 인한 세이프로 선언했다.
KBO가 제공하는 '2024년 공식 야구 규칙'을 살펴보면, 이용혁 심판의 수신호는 명확하게 '주루 방해'를 알리고 있다. 6.00 부적절한 플레이, 금지행동, 비신사적 행위의 6.01 방해, 업스트럭션 ⒣ 방해의 선언을 살펴보면, '업스트럭션(주루 방해)이 발생하였을 때 심판원은 “업스트럭션”을 선고하거나 몸으로 신호를 하여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심판진의 몸동작으로는 [원주]를 달아 '주루 방해를 당한 주자에게 플레이가 벌어지고 있는 경우 심판원은 “타임”을 선고할 때와 마찬가지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업스트럭션의 신호를 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용혁 심판은 공식 야구 규칙에 나온 대로 두 손을 들고 '업스트럭션(주루 방해)'라고 수신호를 한 뒤 세이프 판정을 했다. 주루 방해 때문인 세이프 판정이 내려진 것이다. 여기까지는 정상적인 상황이었지만 NC측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에 들어간 것이 잘못됐다.
홈(홈 출동 방지법)과 다르게 각 베이스에서 벌어진 주루 방해 상황은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NC측의 요청을 받아줘서는 안 됐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지난 6월 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주루 방해와 관련해 비디오 판독으로 원심이 번복되자 항의 과정에서 퇴장 조치됐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이용혁 심판은 전일수 주심과 함께 비디오 판독을 위해 헤드셋을 착용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내린 주루 방해 판정에 관해 구심에게 알리지 않았고,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말하지 않았다. 의사소통할 기회가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KBO 사무국은 비디오 판독 대상 플레이를 잘못 적용한 전일수 주심과 이용혁 2루심에게 각각 벌금 50만 원을 부과했다.
KBO는 심판진의 오심과 별개로 야수의 주루 방해 플레이가 주자의 부상 위험을 높이고 공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비디오 판독 대상에 넣기로 했다.
현장도 환영의 분위기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주루 방해 판정에 피해자였던 이승엽 감독은 지난 5일 창원 NC전에 앞서 "서로서로 선수 부상 방지를 위해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상대 팀은 적이지만,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보호막이 필요하다. 우리와 상대 모두 부상자가 적은 KBO 리그가 되면 좋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