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인 아버지와 페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2024 코파 아메리카 페루축구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승선, 화제가 된 최구름(게바라 최)이 26명 최종엔트리에 끝내 들지 못했다.
예비엔트리 발탁 때 페루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고, 한국에서도 큰 화제를 끌었으나 페루 대표팀 데뷔는 다음 차례를 기약하게 됐다.
페루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우루과이 출신 호르헤 포사티 감독은 오는 21일 미국에서 열리는 2024 코파 아메리카 페루 대표팀 엔트리 26명을 16일 발표했다.
페루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파라과이 등 남미축구연맹(CONMEBOL) 10개국에 미국, 멕시코, 캐나다, 코스타리카, 파나마, 자메이카 등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 6개국이 가세해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페루는 세계 최강 아르헨티나, 남미 다크호스 칠레, 2026년 북중미 월드컵 공동개최국 캐나다와 A조에 속해 8강 토너먼트 티켓을 겨룬다.
이런 상황에서 최구름이 페루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들어 코파 아메리카로 갈 가능성을 높였던 것이다.
앞서 지난달 22일 '라 레푸블리카' 등 페루 언론은 페루 1부리그 6위팀 ADT(타르마)에서 뛰는 최구름이 페루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승선했다고 보도했다. 페루축구협회는 예비엔트리 명단을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는데 대회 장소인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미국대사관으로 향하는 수준급 축구 선수들이 발견됐고 그 중에 최구름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페루축구협회도 최구름의 발탁 사실을 시인했다.
1998년생으로 올해 26살인 최구름은 페루 언론 주장과 달리 한국에서 태어난 것은 아니고 페루에서 태어났다. 2024년 페루 1부 전기리그에서 16경기 중 퇴장으로 결장한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풀타임을 소화할 만큼 팀 전력의 핵심이다. 최구름은 페루식 이름인 게바라를 갖고 있지만 프로 무대에서 뛸 때 한글 이름 '최구름(Gu Rum Choi)'을 그대로 써서 눈길을 끈다.
페루 언론은 현재 페루대표팀 수비라인에 30대 중반의 노장들이 너무 많이 최구름의 최종엔트리 깜짝 승선 가능성도 적지 않게 내다봤으나 포사티 감독은 일단 베테랑들을 선택했다. 최구름은 코파 아메리카 앞두고 치러진 엘살바도르와의 A매치 출전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샬케04(독일), 루빈 카잔(러시아), 디나모 키이우(우크라이나) 등에서 활약했던 35살 노장 센터백 카를로스 잠브라노,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와 지로나 등에서 활약했던 32살 알렉산데르 카옌스 등이 뽑혔다.
하지만 이번에 페루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는 자질은 인정받은 만큼 향후 2026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최구름이 발탁돼 A매치 데뷔전을 치를 확률은 충분하다.
한편으론, 일본이나 인도네시아가 귀화 혹은 혼혈 선수들을 중용하는 것처럼 한국 역시 최구름의 발탁을 고려할 만하다.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할 때인 지난해 6월 페루와 홈에서 친선 경기를 치러 패한 적이 있다. 페루 축구의 수준이 한국과 비교해 떨어지는 편은 아니란 뜻이다. 페루 언론도 "한국 대표팀에서 아직 뽑히지 않아 페루 대표팀에 불렀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진위 여부를 떠나 최구름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테스트할 만하다.
사진=라 레푸블리카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