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중국 팬들이 오히려 손흥민을 감싸고 있다. 손흥민의 '3-0' 제스처가 나온 것에 대해 경기를 직관한 중국 팬들의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끈 축구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C조 최종전에서 후반 16분 이강인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경기는 쉽지 않았다. 중국은 무승부만 거둬도 3차예선에 진출하는 상황이었기에 어느 때보다 수비적으로 임했고 한국은 전반 공세를 퍼부었음에도 득점에 실패했다. 이강인의 선제골로 기세를 탄 한국은 추가 득점을 노렸으나 번번히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1-0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이 경기 승리로 3차예선에서 톱시드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3차예선 조 편성은 6포트로 나뉘어 포트별로 3개 국가씩 위치한다. 포트는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순으로 나뉘는데 한국(23위)은 아시아에서 일본(18위)과 이란(20위)에 이은 3위다. 호주(24위)와 한 단계 차이이지만 6월 싱가포르, 중국과의 경기에 모두 승리하면서 호주보다 순위가 낮을 가능성이 줄어들었다.
중국은 2차예선 탈락 위기에 놓였으나 극적으로 3차예선에 나가게 됐다.
중국은 한국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2승 2무 2패로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태국과 승점 동률을 이뤘다. 득실 차(0)와 다득점(9골)도 같았다. 하지만 상대 전적에서 중국이 태국과의 2경기에서 1승 1무를 거둬 우위를 가지며 3차예선 진출권을 거머쥐었다.
경기 중 화제가 된 것은 따로 있었다. 한국의 주장 손흥민의 행동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막판 중국 팬들의 거센 야유에 손가락으로 '3-0'을 만들어 대응했다. 3-0은 지난해 11월 한국과 중국의 2차예선 2차전 경기에서 나온 스코어였다.
손흥민은 이 행동에 대해 "야유를 받을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선수로서 야유를 안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홈 경기에서 중국 팬들의 야유 같은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우리 팬분들도 같이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대한민국 선수로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마음을 제스쳐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승리한 것이 중요하다. 그런 부분들은 축구하다 보면 종종 일어난다"며 "그런 거에 말리지 않고 잘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잘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행동에 경기를 관람한 중국 팬들은 야유를 더 퍼부었지만 다른 반응을 보인 팬들도 있었다. 오히려 경기를 관람한 중국 팬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중국 소후닷컴은 "현장에서 보는 사람들은 모두 가짜 축구 팬이어서 망신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이런 행동은 당연하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홈에서 원정 팬들한테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다"는 등의 반응을 전했다. 몇몇 팬들은 현장에 있는 팬들과 마찬가지로 손흥민을 비판했지만 다른 반응을 보인 팬들도 있었다.
사진=연합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