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스타는 스타다. 답답했던 경기를 뻥 뚫은 선수는 바로 이강인이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후반전 터진 이강인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싱가포르전 7-0 대승으로 이미 C조 1위로 3차예선에 진출하는 게 확정된 한국이지만, 1포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다. 호주(FIFA 랭킹 24위)의 추격이 매서운 가운데 만약 중국전에서 미끄러져 2포트로 향하게 된다면 3차예선에서 일본이나 이란처럼 강적을 만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도 무승부 이상을 노렸다. 2승 2무 1패로 조 2위에 위치했던 중국이 태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자력으로 2위 자리를 유지하려면 실점을 최소한으로 줄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전반전 초반부터 11명 전원이 수비 진영에서 버티는 전략으로 나섰다. 수비진은 물론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까지 합세해 박스 앞에서 두 줄 수비 대형을 구성하는 이른바 '버스 세우기' 전략을 사용했다.
당연하게도 경기는 한국이 주도했다. 측면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과 이강인, 풀백 김진수와 박승욱까지 활용한 측면 공격으로 초반 중국 수비를 흔들었다. 중국은 한국의 공을 끊어내면 최전방의 압두웨리와 페이난워를 활용한 역습을 시도했다. 다만 중국의 역습은 한국 박스 근처까지 가지 못할 정도로 무뎠다.
대신 한국도 중국의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공을 몰고 수비를 끌어내려 했으나 중국 수비는 쉽게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이강인이 중앙으로 들어와 패스길을 여는 방식이 그나마 효과적이었다. 전반 18분 박스 안에 있던 김진수가 이강인의 패스에 반응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전반 20분에는 손흥민이 좌측면에서부터 공을 몰고 들어와 골문 구석을 향해 오른발로 감아봤지만 골키퍼가 잡아냈다. 손흥민은 전반 21분 같은 패턴의 드리블로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까지 얻었다. 손흥민이 이 프리킥을 직접 처리했지만 수비벽 맞고 굴절돼 나갔다.
이강인도 몇 차례 번뜩였지만 한국은 결국 중국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쳤다. 그야말로 고구마를 가득 먹은 듯한 답답한 축구였다.
이 답답함을 해소한 '사이다' 같은 선수는 다름아닌 이강인이었다.
이강인은 후반 6분경 상대 박스 안에 있던 손흥민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한 뒤 세컨드볼을 노리며 문전으로 뛰어들어갔다. 손흥민이 내준 컷백을 황인범이 놓쳤지만 뒤따라 쇄도하던 이강인이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이강인의 슈팅은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이강인의 A매치 30번째 경기에서 터져나온 10호골.
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유연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패스로 경기를 풀어주던 이강인은 직접 득점까지 뽑아내며 한국에 승리를 안겼다. 승리를 위한 득점이 필요하던 그 시점에 영웅처럼 나타난 선수가 바로 이강인. 이강인의 스타성을 다시 확인한 대목이었다.
임무를 마친 이강인은 후반 33분경 홍현석과 교체되어 나갔다. 앞서 싱가포르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렸던 이강인은 안방에서 열린 중국과의 경기에서도 결승골을 기록하며 두 경기 연속골로 6월 A매치 2연전을 마쳤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김한준 기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