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초 조수행의 주루와 김영규의 수비 장면. KBSN 중계 화면 캡처
(엑스포츠뉴스 창원, 박정현 기자) 같은 퇴장이었지만, 그 이후 반응은 달랐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심판진 판정에 관해 작심발언을 했다.
이 감독은 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지난 경기(5일 창원 NC전) 심판진의 판정에 관해 얘기했다.
사건은 7회초 발생했다. 2-2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7회초 선두타자 조수행이 투수 땅볼을 쳤고, 1루로 빠르게 달렸다. 투수 김영규가 이 공을 잡아 빠르게 던졌지만, 1루수 맷 데이비슨이 송구를 정확히 잡지 못하며 세이프가 됐다. 1루심 이계성 심판은 최초 판정을 세이프로 내렸으나 이용혁 주심은 이를 스리피트 라인 위반으로 인한 수비 방해로 판단했다. 조수행이 스리피트 라인(타자 주자가 진루할 때 밟을 수 있는 가상의 주루 공간)을 넘어갔다고 판단해 아웃을 선언한 것이다.
두산은 즉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조수행의 주루가 스리피트 라인 위반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 경기를 해설했던 전준호 KBSN 해설위원은 "이승엽 감독은 조수행의 왼발이 스리피트 라인 안으로 들어온 시점은 상대 송구 동작과 관련이 없다는 점을 어필한 것 같다"라며 "이계성 1루심은 송구와 관련 없이, 포구된 위치에서 주자가 (수비수의) 시야에 방해됐을 때 아웃을 선언할 수 있다"라고 얘기했다.
이승엽 감독은 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중 3연전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하루 전 퇴장 및 스리피트 라인 위반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엑스포츠뉴스 DB
결과적으로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1분의 판독 시간 이후 심판진은 원심을 유지했다. 그러자 이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직접 1루까지 가서 심판진에게 상황을 확인했지만, 변한 건 없었다. 그는 결국,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해 퇴장당했다. 4일 창원 NC전 이후 두 경기 연속 퇴장이었다.
이 감독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오버런할 수 없지 않느냐. 아주 정상적이었다. 조수행이 뛰며 (야수들의 수비를 위한) 길목을 막았거나, 송구에 방해되지 않았기에 정상적인 플레이로 봤다. 심판진과 판독 센터는 그 점이 방해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점수가 2-2였고, 선두타자였기에 나에게 정말 중요한 상황이었다. 우리도 명백한 방해라고 판단했으면, 당연히 수긍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수긍하지 못할 때도 있다. 우리도 표현의 권리가 있기에 퇴장을 감수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엽 감독은 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중 3연전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하루 전 퇴장 및 스리피트 라인 위반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 감독은 4일 경기에서도 경기 후반 그라운드 밖으로 쫓겨났다. 9회초 이유찬의 주루 과정에서 생긴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령탑은 이유찬이 유격수 김주원의 왼발에 막혀 '주루 방해'를 당했다고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퇴장당했다. 결과적으로는 심판진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발생한 상황이었다. 최초 2루심은 '주루 방해'라는 올바른 판정을 했으나 주심과 명확하게 소통하지 않으며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주루 방해' 항목에 관한 비디오 판독을 시행했다.
당시 이 감독은 "아웃, 세이프에 관한 것만 봤다. 우리는 항상 태그되는 쪽만 보고 있어 그런 콜(업스트럭션)은 못 봤다. 어필한 건 '다리로 (베이스를) 막고 있지 않았느냐'하는 것이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스리피트 라인 위반에 관해 묻는 말에는 목소리를 높였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우리뿐만 아니라 10개 구단 모두가 고민하고 있다"라며 "(KBO와 심판진이) 기준을 잡아줘야 한다. 명확하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승엽 감독은 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중 3연전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하루 전 퇴장 및 스리피트 라인 위반 상황에 관해 설명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 감독의 주장은 이렇다. 타자주자가 스리피트 라인 밖으로 뛰면, 홈에서 1루까지의 최단 거리에서 멀어지게 돼 불리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안쪽으로 뛰자고 하니 타자주자가 2루 진루 의사를 보이는 것처럼 판단돼 오버런이 될 수도 있다. 사령탑은 "(스리피트 라인) 밖으로 뛰면, 한발이 늦어진다. 1㎝의 찰나의 순간에 아웃과 세이프가 갈리는데 이런 타구 때 바깥쪽으로 가야 한다면, 주루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라고 대답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다음주 KBO 실행위원회가 열린다고 한다. 이런 미스가 계속 나오기에 KBO도 심도 있게 협의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가다 보면, 경기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안쪽으로도 (주로를) 주더라. 이러한 좋은 것들이 있으면, 같이 공유할 수 있다. 조금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지만, 그러면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빠르게 1루에 도달할 수 없다. 어제(5일) 심판은 정상적인 콜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억울하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브랜든은 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릴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NC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엑스포츠뉴스 DB
한편 이날 두산은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포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재호(유격수)-조수행(좌익수), 선발 투수 브랜든 와델(올해 10경기 5승 3패 55이닝 평균자책점 2.95)로 진용을 갖췄다.
이 감독은 "브랜든이 지금까지 잘해왔지만,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한 번 빠진 뒤 조금 주춤하다. 구위 등 가지고 있는 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승리해야 한다. 복귀해서 승리한 뒤 1~2경기 정도 부진한데, 빨리 잘 던져야 한다. 선수 멘탈이 중요하기에 빨리 승리가 필요할 것 같다. 또 현재 투수진이 힘든 상태라 브랜든이 최다한 많은 이닝을 던진다면, 투수진을 운영하는데 수월할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KBSN 중계 화면 캡처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