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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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 '몸으로 빨리 깨우쳐라'

기사입력 2007.03.20 13:12 / 기사수정 2007.03.20 13:12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아직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지난 18일 니혼햄 파이터즈와의 경기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138의 타율은 이병규 답지 않다.

그럼에도 '정규시즌이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그러했듯 이병규는 느긋하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닌 외국인 타자의 입장에서 이병규에게 느긋해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타격 자세가 앞으로 쏠린다

현재 이병규는 공을 느긋하게 기다리기 보다는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다가오는 공을 공략하는 타자로 분류할 수 있다. 2002년 LG 트윈스에서 그를 지도했던 김성근(62) SK감독이 지적한 가장 큰 단점이다.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있는 만큼 다가오는 공을 맞추기는 어렵지 않지만 타구에 완전히 힘을 실을 수 없다. 시즌 개막 후에도 이 모습이 지속된다면 이병규는 5,6번 타순에도 쓸 수 없고 이미 자리가 차 있는 1,2번 타자에도 넣을 수 없어 하위 타선에 배치되는 값 비싼 '계륵'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또한 스트라이크 존 바깥선을 걸쳐 들어가는 공에도 약점이 생긴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 엉덩이가 뒤로 빠져서 휘두르게 되는 보기 흉한 타격폼이 된다. 상대 팀이 유격수를 왼쪽으로 이동시켜 3-유간을 좁히고 좌익수를 앞으로 빼는 시프트를 펼치면 십중 팔구 범타로 물러나게 마련이다.  

체인지업을 조심하라

국내 투수들에게 체인지업은 '결정구'라기 보단 '완급 조절'의 기능이 더 크다. 그러나 일본 무대에서 체인지업은 투수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무기다.

2군 투수들이 아닌 이상 일본 투수들은 셋포지션이던 와인드업이던 직구를 던질 때와 거의 똑같은 투구폼으로 변화구를 구사한다. 또한 체인지업의 궤적은 직구와 흡사하게 가다가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갑자기 떨어진다.

국내 투수들과 비교해 공을 놓는 손의 위치가 앞으로 당겨져 나가기 때문에 체인지업의 변화 시점 또한 더 앞당겨져 있다. 몸이 앞으로 쏠려 기다리다가 휘두르는 순간, 공은 이미 아래로 향하는 경우가 시즌 때도 빈번할 것이다. 

일본에선 시범경기가 중요하다

국내 야구나 메이저리그에서 시범경기는 '유망주의 멍석'. '부진했던 선수의 재기무대' 쯤으로 치부되지만 일본은 시범경기마저 '생존의 벌판'이 된다.

신인급 타자들이나 전년도에 부진했던 타자들은 땅볼을 치고도 1루로 전력질주 하며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하나의 볼 판정에도 투수들은 오만상을 찌푸린다.

일본무대에서 이병규는 구단이 애정을 갖고 키우는 '꿈나무'가 아닌 그저 '외국인타자'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오치아이 히로미쓰(54)감독은 비디오 분석도 제대로 하지 않고 국내 기록을 보고 이병규를 데려왔다. 이병규는 시범경기에서 느긋해 하면 안 된다.

몸으로 부딪혀 이겨내라

누군가의 조언이나 충고를 바탕으로 지금 모두 뜯어 고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오랫동안 야구를 해오며 체득한 자신만의 타격감을 산산조각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병규는 천부적인 타격 능력을 바탕으로 한 자기 스타일의 야구로 나름의 업적을 일궈낸 선수다. 이병규는 자신의 타격을 진화시켜 일본무대 성공기를 쓸 수 있을 것인가?

<사진-주니치 드래곤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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