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명희숙 기자) 하이브와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심문이 열렸다. 양측은 준비한 구두변론을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준비해 공개했다.
특히 양측은 계약서에 명시된 '임기 보장' 항복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가 임기 보장 조항이 있음에도 부당하게 해임 주주총회를 강행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측 입장
반면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가 각종 위법 행위를 저지른 만큼 해임안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하이브 측은 민희진 대표에 대해 뉴진스의 어도어 전속 계약 해지 기획와 주주 간 계약서 공개로 인한 비밀유지의무 위반, 스타일링 외주 용역비 근로자 수취 등을 근거로 위법 행위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은 "채권자는 풋옵션 행사 조항(2개년치 영업 이익의 13배)에 집중하고 2년간 이익을 최대한 당기고 현금을 확보한 뒤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지인과 '뉴진스가 더 활동하면 안 된다. 천천히 하면서 가치를 떨어트려야 한다'는 등 가치를 떨어트릴 방법을 강구했고, 그렇기에 광고 모델과 같은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중했다. 채권자는 이미 뉴진스를 방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민희진의 대표이사 결격 사유로 비밀 유지 의무 위반, 무속 경영 의혹, 뉴진스 멤버 가스라이팅 의혹, 스타일리스트의 횡령 묵인 등을 언급했다.
이어 이날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탄원서를 제출하며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희진씨의 행동에 대해 멀티 레이블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그러나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이라도 철저한 계획 하의 인간의 악의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 온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의 악의로, 악행으로 사회 제도와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 사회 시스템의 저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저는 좋은 창작 경영과 K팝 시스템 구축이라는 기업가적 소명에 더해 K팝 산업 전체의 올바른 규칙을 설립하고자 하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비장하고, 절박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산업의 리더로서 소명을 갖고 사력을 다해 사태 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또한 방시혁 의장은 "즐거움을 전달드려야 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금번 일로 우리 사회의 여러분들과 대중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하게 생각한다. 이런 진정성에 중점을 두고 재판장께서는 기각이라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민희진 측 입장
반면 민희진 측은 하이브가 주장하는 이유가 상법상 이사해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이브의 뉴진스 어도어 전속 계약 해지 주장은 단순한 우려를 왜곡한 것이고, 주주 간 계약서 공개는 신뢰가 깨져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외주 용역비 역시 애초에 어도어의 매출이 아니기 때문에 배임, 횡령이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민희진 측은 이번 심문을 통해 자신의 내부고발 사유가 '음반 밀어내기' 였음을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먼저 민희진 측은 "내부 고발 메일을 작성한 이유에 대해선 "아티스트의 부모가 하이브 계열사(빌리프랩)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보호해 줄 것을 어도어에 요구했고, 전속계약상 제3자의 침해에 대한 조치를 취했을 뿐이다. 어도어와 뉴진스를 지키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민희진 측은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하이브의 ‘음반 밀어내기’"라며 "이는 주주와 구성원, 자본시장과 팬덤을 기만하는 행위로 이미 여론으로부터 강력한 질타를 받았고 업계의 선두주자라는 하이브가 규제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음반 밀어내기를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뉴진스 또한 하이브로부터 '음반 밀어내기'를 권유받았다고. 민희진 측은 "뉴진스는 ‘겟 업’(Get Up) 음반 발매 시 하이브로부터 에스파 초동기록을 꺾을 수 있다며 10만장의 밀어내기를 권유받았으나 어도어 사업철학에 위배되기 때문에 단호하게 거절했다"며 "뉴진스가 달성해 온 순수한 1위 기록들이 퇴색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발생했던 다양한 사업 기회들이 훼손되는 것을 우려했다"고 거절한 사유를 밝혔다.
이어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유통, 사업, 관리 등 제작을 제외한 사업 영역에 있어 레이블간 차별 ▲각 레이블 운영에 대한 하이브의 과도한 사업 개입 ▲특정 레이블에 대한 밀어주기 및 ‘군대식 축구’ 문화 ▲하이브의 방만한 경영 윤리 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시정과 답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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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희숙 기자 aud666@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