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그룹 하이라이트(HIGHLIGHT)가 지난 아픔과 상처의 세월을 극복, 비스트(BEAST)을 내건 무대로 다시 한 번 팬들 앞에 섰다.
하이라이트(윤두준·양요섭·이기광·손동운)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2024 단독 콘서트 '라이츠 고 온, 어게인(LIGHTS GO ON, AGAIN)'을 열었다.
이번 콘서트는 하이라이트가 지난 2022년 5월 '인트로(INTRO)' 이후 2년 만에 갖는 완전체 공연으로, 지난 10일부터 시작됐으며 12일까지 사흘 간 진행된다.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시야제한석까지 추가 오픈하는 등 하이라이트의 저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부를 수 없었던 이름 '비스트'를 당당하게 외칠 수 있게 된 이후 갖는 첫 공연이란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지난달 비스트 상표권 사용에 대해 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엔터)와 원활하게 상호 합의를 마쳤다고 밝혀 큰 화제를 모았던 바.
지난 2009년 큐브엔터 소속 보이그룹으로 데뷔한 비스트는 '쇼크(Shock)' '뷰티풀(Beautiful)' '비가 오는 날엔' '픽션(Fiction)' '아름다운 밤이야' '쉐도우(Shadow)' '이젠 아니야' '굿 럭(Good Luck)' '12시 30분' '일하러 가야돼' 등을 히트시키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들은 데뷔 7년이 된 2016년, 큐브와 전속계약 만료 후 현 소속사인 어라운드어스를 설립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본격적으로 독자 노선을 걷게 되면서 비스트의 상표권을 둘러싼 이슈가 불거졌다.
당시 어라운드어스 측은 "팀명을 놓고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큐브 측과 우호적인 업무적 협력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말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비쳤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큐브엔터는 비스트 전 멤버 장현승까지 소환, 새로운 3인조 그룹으로 재결성할 계획을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팀을 탈퇴한 장현승마저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황당하단 반응을 보였고, 어라운드어스 측은 금시초문이란 입장을 내놓으면서 갈등은 심화됐다.
팬들을 비롯한 대중의 반발도 커졌다. 비스트라는 이름으로 지난 7년 간 달려온 다섯 멤버들의 역사가 한 순간 무너지게 될 위기에 놓이자 부정적인 반응이 거셌다.
결국 비스트 3인조 재결성 설은 더 이상 움직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이라이트 역시 2017년 3년, 첫 미니 앨범 '캔 유 필 잇?(CAN YOU FEEL IT?)'을 들고 정식으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공연 중반부부터 비스트로서 함께한 지난 시간을 추억하는 섹션이 마련됐다. 준비된 VCR 영상에서는 "걱정과 눈물로 얼룩진 시절도 있었. 우리의 추억이 멈출까봐" "무엇으로도 설명되지 않았던 차갑고 혹독했던 그때" "하지만 우린 늘 함께였고 모든 순간을 우리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등의 자막이 이어지며 당시 힘든 시간을 담았다.
그리고 영상 말미 "단 하나의 이름을 꺼내본다"라는 자막과 함께 비스트의 이름이 나왔고, 데뷔 타이틀곡 '배드걸(Bad Girl)' 전주가 흘러나오면서 현장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멤버들과 함께 '배드걸'을 떼창하는 객석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고, 멤버들도 그 어느 때보다 열정을 쏟아내는 무대로 지난 추억을 함께 나눴다.
'배드걸'에 이어 '쇼크' '스페셜(Special)'까지 연달아 무대를 마친 뒤 하이라이트는 "안녕하세요. 비스트입니다"라고 크게 인사했다. 윤두준은 이어 "여러분들도 이제 원없이 외칠 수 있다"라며 벅찬 마음을 내비쳤다.
이후 '쉐도우' '굿 럭' '숨' '비가 오는 날엔' '리본' '더 팩트(The Fact)' '픽션' '니가 제일 좋아' 'V.I.U' 등 비스트 명곡 무대로 감동을 더했다.
또 현장에서 즉석으로 원하는 비스트 노래 신청을 받기도. 뛰어난 라이브 실력을 자랑하는 멤버들인 만큼 고퀄리티 라이브 무대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손동운은 "이번 콘서트 셋리스트 짤 때 스토리 흐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초반에는 하이라이트 노래로 현재를 보여줬고, 과거를 보여주는 비스트 섹션에는 비스트 노래만 불렀다. 또 마지막으로 미래를 그려가는 하트-라뷰 섹션으로 나눠봤다. 중요한 것은 과거부터 현재, 앞으로 미래까지 우리가 함께한다는 것"이라면서 '라이츠 고 온, 어게인'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2024 하이라이트 단독 콘서트 '라이츠 고 온, 어게인'은 서울에 이어 6월 홍콩과 방콕, 7월 가오슝과 도쿄 등 아시아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어라운드어스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