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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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오점 남긴 SK, 만만찮은 후폭풍 예고

기사입력 2011.08.19 08:04 / 기사수정 2011.08.19 09:37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이제 SK는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SK와 김성근 '전' 감독이 루비콘 강을 건넜다. SK는 17일 오후 올 시즌 후 사퇴 의사를 표명했던 김성근 감독을 18일 낮 전격 경질하고 이만수 2군 감독을 1군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이혼이 확정된 부부가 어정쩡한 동거를 택하느니, 선수단의 응집력을 다잡기 위해서 차라리 이만수 감독 대행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사태가 간단치 않아 보인다.

▲ 결국 오판을 자인한 셈

SK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김 전 감독과 크고 작은 의견 대립이 '재계약 건'으로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돼 버렸고, 김 전 감독이 자신의 아쉬움을 언론에 꾸준히 표명하자 서운했던 게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여론이 의식돼 초조했을 것이다. 어쨌든 김성근 전 감독이 SK를 오늘날 신흥 명문으로 만들었다는 '대명제'가 구단과 팬들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급기야 김 전 감독이 17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폭탄 발언'을 하자 SK도 충격과 함께 한편으로 괘씸했을 것이다. 그리고 SK는 이를 나름대로 '되치기' 했다. 사실 김 전 감독은 트러블이 생기면 옷을 벗으면 그만이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러나 SK는 김 전 감독 건으로  생기는 모든 생채기를 김 전 감독 경질 이후에도 계속 안고 가야 한다. 때문에 SK는 선수단 동요를 막기 위해 무언가의 조치가 필요했고, 김 전 감독의 시즌 종료 후 사퇴발언을 구단을 흔드는 행위로 간주해 18일 낮 전격 경질했다.

그러나 SK의 이후 선택지는 넓지 않았다. 결국, 이만수 2군 감독의 감독 대행 선임이었다. 김 전 감독이 결정적으로 구단에 마음을 돌린 계기가 됐던 '(김 전 감독 재계약 논의 시)양해를 구해야 하는 야구인 후배'가 자의든 타의든 이 감독 대행이라는 걸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이 중차대한 시기에 이 전  2군 감독을 반전 카드로 꺼낼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그건 결국 김 전 감독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는 걸 야구계에 확인사살 하는 꼴이 돼버렸다. 즉, SK가 이 감독 대행 선임으로 스스로 이 모든 일련의 사건에 대한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는 걸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 흔들리는 민심

더 중요한 건 앞으로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 SK 선수들은 함구하고 있지만 분명 동요하고 있다. 17~18일 SK는 이틀 연속 무득점 수모를 당하며 삼성에 완패했다. 어이없는 주루사나 실종된 팀 베팅 등은 그만큼 경기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급히 이 감독 대행이 선수단을 다잡을 조타수로 합류했지만, 이 대행은 단 한 차례도 덕아웃 감독 전용 의자에 앉지 않았다. 스스로 마음이 불편해서이기도 했겠지만, 그만큼 아직 선수단을 결집하기가 어렵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덕아웃 감독의자에 앉는다고 해서 누구나 감독으로 인정받을 수 없듯이 말이다.

SK는 19일 현재 선두 삼성에 6.5경기 차로 뒤져있고 2위 KIA에도 한 경기 차로 뒤져 있어 사실상 포스트시즌 우승의 마지노선인 정규시즌 2위가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파죽지세의 4위 롯데에 2.5경기로 쫓기고 있다. 만약 롯데에 쫓긴다면 5위 LG의 사정권에도 들어온다는 뜻이며, 이는 곧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상황에 따라 SK가 더욱 크게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코치진도 대거 떠나면서 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에도 혼동이 올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18일 문학 삼성전 직후 일부 팬들은 SK 유니폼 화형식을 하는 등 소동을 벌이며 떠난 김성근 전 감독을 그리워했고, 김 전 감독을 내친 SK 구단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정확한 사실 확인은 되지 않았지만, 그 중 일부는 연간회원권을 환불 조치 시도하겠다는 등의 공개적인 팬심 이반 행위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감독 경질로 말미암아 SK의 근간인 '스포테인먼트'가 흔들리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음이 감지되는 것이다.

이만수 감독 대행은 분명 준비된 지도자다. 그러나 감독실에 들어올 때까지의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게 문제다. 프로 구단은 이미지로 먹고살기 때문에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SK는 김성근 감독과 너무나도 좋지 않은 모양새로 헤어지며 구단 이미지에 역사상 가장 큰 오점을 남겼다. SK가 앞으로 닥칠 각종 후폭풍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인지 걱정될 정도다.

[사진=김성근 전 감독 SK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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