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과 함께 3연승을 노린 두산 베어스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5차전에서 2-9로 패배했다. 시즌 성적은 16승18패(0.478)가 됐고, 팀 순위는 6위에서 7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허리 통증으로 2주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브랜든은 이호성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5이닝 6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5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다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4월 중반 이후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없이 선발진을 꾸린 두산은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순위를 8위에서 6위로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 전 이 감독은 "첫 번째 목표는 5할 승률이다. 그렇게 된다면 기회가 한번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상위권 도약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브랜든이 1회초 데이비드 맥키넌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강승호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리며 1-1 균형을 맞췄다.
5회말엔 선두타자 박준영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조수행의 희생번트 때 2루로 진루했고, 포수 강민호의 패스트볼(포일)로 한 베이스 이동하면서 1사 3루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이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정수빈의 우익수 뜬공 때 스타트를 끊은 3루주자 박준영이 홈을 밟은 뒤 고통을 호소했고,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이동했다. 사유는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이었다.
박준영은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할 수 없었고, 벤치에서 대기하던 박계범이 박준영의 자리에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6회초 선두타자 구자욱이 친 땅볼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굴러갔는데, 박계범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브랜든은 후속타자 맥키넌의 안타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고, 무사 1·2루에서 수비에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강민호의 땅볼 타구 때 3루수 허경민이 공을 잡지 못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공식 기록은 강민호의 안타가 아닌 허경민의 실책.
실책 2개로 흔들린 브랜든은 무사 만루에서 김영웅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최지강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최지강은 이성규의 1타점 적시타 이후 곧바로 교체됐고, 두산은 네 번째 투수 이병헌의 등판 이후 류지혁의 땅볼 1타점과 김성윤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더 내줬다. 두 팀의 스코어는 2-5까지 벌어졌다. 박계범의 실책에서 시작된 위기가 빅이닝 허용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7회초 구원 등판한 다섯 번째 투수 김명신은 1사에서 구자욱과 맥키넌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1사 1·3루에서 강민호에게 뜬공을 유도하는 듯했다. 하지만 좌익수 조수행이 낙구 지점을 한 번에 포착하지 못했고, 급하게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으나 포구에 실패했다. 그 사이 3루주자 구자욱이 홈을 밟았다. 실책으로 기록된 장면은 아니었지만, 두산으로선 매끄럽지 않은 수비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김명신은 김영웅의 삼진 이후 2사 1·2루에서 이성규에게 3점포를 내줬고, 스코어는 2-9까지 벌어졌다. 두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조수행이 확실하게 타구를 처리했다면 대량 실점까지 이어질 상황은 아니었다.
2이닝 연속 4실점으로 무너진 두산은 7회말과 8회말 모두 1사 만루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좌절했다. 올 시즌 6번째 홈경기 매진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결말은 '새드엔딩'이었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