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눈물의 여왕' 김갑수가 '사망 전문 배우'로서 작품에 임했던 것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는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김갑수와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별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3년차 부부의 아찔한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갑수는 극중 퀸즈 그룹의 회장이자 홍해인의 할아버지 홍만대 역을 맡았다.
이날 김갑수는 "사실은 언제부턴가 인터뷰를 안 하기 시작했다. 왜 안 하냐고 물어보면 할 얘기가 없었다. 연극배우 시절부터 2000년대까지 정말 많이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인터뷰를 하다보니까 그냥 할 얘기가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인터뷰를 하게 되면 작품 얘기밖에 할 게 없는데, 그 역할은 젊은 후배들에게 넘겼다. 또 중요한 것들을 후배들이 잘 해주고 있지 않나. 우리는 서포트하는 역할이라 더더욱 할 얘기가 없어지는 거다. 잘 하더라, (김)수현이, (김)지원이 잘 하더라 하는 얘기밖에 할 게 없어서 하지 않았다"고 그간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오랜만에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큰 것도 있고, 그동안 통 (인터뷰를) 안해서 이제 시청자 분들이나 팬들에게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며 "예전에는 너무 많이 보여줘서 다 알 정도였는데, 이제는 오랜만에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사망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로도 유명한 김갑수는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최후를 맞았다. 12회에서 퀸즈 그룹의 몰락을 초래한 죄책감에 죗값을 치르고자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다른 주요 출연진들보다 먼저 작품을 마무리한 것에 대해 "좀 서운하다"고 언급한 김갑수는 "처음에 시작할 때 죽는다는 걸 알고 시작했다. 원래 대본대로라면 훨씬 먼저 죽었어야 했다. 그런데 안 죽이더라. 안 죽이면 좋지. 돈도 벌고"라며 웃었다.
그는 "그렇지만 '마냥 쓸데없이 안 죽이지 말고 이유가 있어야 한다. 내가 살아야 하고 죽어야 하는 이유는 정확하게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연기자로서 자존심이 있는 거 아닌가"라며 "제가 알기로는 10회 전에 죽기로 되어있었는데, 하나둘 분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히려 촬영하면서 김희원 감독한테 '나 안죽어?' 이랬더니 '돌아가셔야죠' 하더라. (웃음) 그러다보니 12회에 죽고, 13회까지 나왔다. 전 아쉬울 것도 없다. 13회까지 나왔으면 많이 했지"라고 설명했다.
'사망 전문 배우'라는 남다른 타이틀을 갖고 있는 김갑수는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까 죽는다는 게 되게 중요하더라. 어떤 사람이 죽음으로 인해 얘기가 달라지거나 해결되거나 하는 전환점이 되지 않나. 그래서 죽는 거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사실 일찍 죽으면 (배우 입장에선) 경제적인 면도 있고, (많이 안 나오니) 사람들이 별로 안 좋아하지 않나. 그랬는데 나중에 생각할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어떤 작품을 들어갈 때 '이번엔 5회에 돌아가셔야 한다' 그러면 '또 죽어?' 하는데, 죽어야 작품이 산다고 하면 죽어야지 어떡하나. (웃음) 하지만 사실 죽는다고 한 것보다 더 많이 간다. 딱 그 때 죽이진 않고, 몇 회 더 가서 죽는다. 그레서 서운한 마음이 줄어들긴 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죽길 바라고 작품에 들어간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F&F 엔터테인먼트, '눈물의 여왕' 방송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