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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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빈, 투혼의 '천금 동점포'…한국 축구 충격패 속 빛 바랬다 [도하 현장]

기사입력 2024.04.26 05:59 / 기사수정 2024.04.26 05:59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21세기 들어 한국 축구 최고의 위기를 정상빈이 구해내는가 싶었다. 하지만 승부차기가 그의 투혼마저 울렸다.

정상빈은 26일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경기장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U-23) 카타르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준준결승 인도네시아와의 대결에서 한국이 1-2로 뒤지던 후반 39분 홍윤상의 어시스트를 받아 천금 같은 동점포를 터트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골을 넣고 있는 스트라이커 이영준이 후반 25분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아 패색이 짙었으나 정상빈의 번뜩이는 킬러 감각으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10-11로 패하면서 정상빈의 동점골도 퇴색됐다.

이날 경기에서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은 전반에 예상 밖으로 1-2로 뒤지면서 후반 들어 정상빈과 이영준, 강상윤 등 공격 자원 3명을 한꺼번에 투입했다. 이 중 정상빈이 기대에 부응했다.

후반 막판 홍윤상과의 번개 같은 역습을 통해 그의 득점포가 터져 나왔다. 골키퍼 백종범이 왼쪽 측면으로 내준 볼을 독일 베르더 브레멘 출신으로 현재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고 있는 홍윤상이 질풍처럼 치고 들어간 뒤 정상빈에게 내줬다. 정상빈은 이를 왼쪽 측면 페널티지역 모서리 부근에서 잡은 뒤 오른발 대각선 슛을 날렸는데 볼이 상대 골키퍼와 오른쪽 골포스트 사이의 미세한 틈을 파고 들어가 골망을 출렁였다.



득점 당시엔 정상빈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던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였으나 비디오판독(VAR) 결과 골이 인정됐다. 벼랑 끝에 내몰리던 한국 축구를 일단 안전한 곳으로 돌려세우고 새벽에 황선홍호 여정 지켜보던 팬들을 한숨 돌리게 한 극적인 골이었다.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했다. 미국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정상빈은 지난 2022년 초 수원 삼성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했고 곧장 스위스 그라스호퍼스로 임대됐다. 하지만 부상 등에 시달리면서 제자리를 찾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3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새 둥지를 틀었다.

미네소타에 적응하며 기량을 되찾은 정상빈을 황 감독이 안 뽑을 수 없었다. 정상빈은 지난해 11월 월드클래스 레전드 티에리 앙리 감독이 지휘하던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면서 3-0 완승을 이끌어 자신의 기량 회복을 알렸다. 이어 이번 대회 한국 축구 최고의 위기에서 골을 터트리면서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했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미네소타 소속팀 경기를 소화하고 온 터라 첫 경기 UAE전 결장, 2차전 중국전 후반 출격, 3차전 일본전 선발 출격 등으로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을 보였으나 기량과 투혼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일본전에선 근육 경련으로 후반 14분 교체아웃됐으나 그 전까지는 상대 골키퍼를 쉴 새 없이 압박하고, 일본 선수와 신경전도 하는 등 정신적인 무장이 확실히 돼 있음을 알렸다.


그리고 다음 경기인 인도네시아전에서 골로 보답했다. 정상빈은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하게 골을 넣고 관중석에 세리머니를 하는 등 황선홍호에 기를 불어넣었으나 돌아온 것은 충격패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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