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가슴이 철렁했다. 부상 당일 왼쪽 갈비뼈 미세 골절 소견을 받은 최정이 크로스 체크를 통해 단순 타박을 확인했다.
최정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 1회말 2사에서 KIA 크로우의 투구에 맞으면서 부상을 당했다.
KBO리그 최다홈런 신기록까지 1개만을 남겨놓고 있던 최정은 극심한 고통에 경기를 이어갈 수 없었고, 결국 대주자 박지환과 교체됐다. SSG 더그아웃에서 교체 사인이 나오자 최정의 기록을 기대했던 관중석에선 탄식이 쏟아졌다.
최정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한 뒤 검진을 통해 왼쪽 갈비뼈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다. 결과대로라면 한 달간 결장이 불가피했다. 대기록 도전을 떠나서 순위 경쟁 중인 SSG로선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정은 18일 병원 두 곳을 방문해 다시 검진을 진행한 결과 골절이 아닌 단순 타박 진단을 받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SSG 관계자는 "당분간 통증이 완화될 때까지 경기 출전은 어려우며, 지속적으로 몸 상태를 체크한 뒤 향후 출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숭용 감독은 18일 KIA와의 시즌 3차전을 앞두고 "솔직히 많이 걱정했는데, 천만다행이다. 큰 부상은 아니라서 3~4일 정도 지켜보려고 하고, 엔트리에서 빼지 않을 생각"이라며 "맞는 순간 바로 '잘못됐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공이 몸쪽으로 확 붙으니까 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웬만하면 (최)정이 아픈 표정을 짓지 않는 선수인데,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이어 "전날보다는 상태가 좀 괜찮다고 하더라. 어제의 경우 공에 맞은 뒤 숨을 쉬지 못해서 누가 봐도 이건 미세골절이라고 생각했는데, 조금 쉬니까 숨을 쉬거나 이런 건 좀 괜찮다고 하더라. 워낙 정신력이 좋은 선수니까 좀 더 빨리 경기에 나오려는 경우도 있는데, 상황을 면밀하게 체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정의 부상에 분노한 일부 SSG 팬들은 크로우의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찾아가 분노를 표출했다. 크로우는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최정과 SSG 팬들에게 사과한 뒤 자신의 SNS로 한 차례 더 사과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17일 경기 종료 직후 KIA 이범호 감독, 진갑용 수석코치와 이야기를 나눈 이숭용 감독은 "어떻게 보면 경기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와서 얘기해줘서 괜찮다고 했다. 이번 일이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외국인 선수가 고의로 사구를 던진 건 아니고, 몸쪽으로 붙으려고 했으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감독은 "가족까지 욕하고 이런 건 원치 않는다. 경기를 하다 보면, 또 몸쪽으로 공을 던지려고 하다 보면 그럴 수 있으니까 조용히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지나갔으면 좋겠다. 다행히 정이가 큰 부상을 당한 게 아니기 때문에 팬분들께서도 조금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얘기했다.
최정 없이 라인업을 꾸린 SSG는 최지훈(중견수)-김성현(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고명준(1루수)-박성한(유격수)-하재훈(우익수)-이지영(포수)-박지환(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김성현이 3루수로 나서고, 중심타선은 에레디아-한유섬-고명준이 맡는다. 또 전날 경기에서 데뷔 첫 안타를 친 신인 박지환이 선발 기회를 얻었다.
이숭용 감독은 "상대팀에서 (윤)영철이가 선발로 나오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고 데이터 면에서 괜찮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짰다. (고)명준이의 페이스가 최근 좋아서 5번으로 들어가고, (추)신수가 빠지면서 (하)재훈이가 7번에 배치됐다"며 "(한)유섬이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들어가고, (박)지환이는 2루수로 기회를 주려고 한다. 나름 최선의 타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개막 이후 4경기 15이닝 3패 평균자책점 14.40으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로버트 더거가 윤영철과 선발 맞대결을 갖는다. 이숭용 감독은 "더거에게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에게도 그렇게 전달했다. 편안하게 마음대로 한번 던져보라고 했다"며 "포수에 대해 많이 고민하기도 했다. (조)형우를 넣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지영이가 가장 페이스가 좋다는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SSG는 투수 이건욱, 내야수 최준우를 1군으로 콜업하면서 투수 이기순, 최민준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