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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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네가 빚 갚은 것으로 해줘라"…전 통역 미즈하라, 그야말로 파렴치범이었다

기사입력 2024.04.16 07:51 / 기사수정 2024.04.16 07:51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자신이 통역을 맡은 선수 오타니 쇼헤이에게 거액을 훔친 것으로 드러난 미즈하라 잇페이 때문에 일본과 미국이 들썩한 가운데 미즈하라가 오타니에게 "내 빚을 네가 갚은 것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일본 'NHK 월드'가 미국 유력지 '뉴욕 타임스'를 인용 보도한 것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가 열리는 도중 오타니를 만나 자신의 불법 도박 혐의를 시인한 뒤 빚을 오타니가 변제한 것으로 설명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매체는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지난달 20일 서울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시즌 개막전을 직후 늦은 밤 만나 직접 대화를 했다"며 "미즈하라는 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마지막 노력을 했다. 오타니에게 부탁했다"고 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채무를 갚은 일도 없고, 갚았다고 감싸는 순간 공범이 될 수 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부탁을 즉각 거부한 뒤 자신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를 회의실로 불러들였다. 보도에 따르면 발레로는 로스앤젤레스 변호사, 뉴욕 위기 커뮤니케이션 임원, 그리고 새 통역사를 포함해 지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명의 다른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미즈하라의 부인도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대화 자리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LA 다저스는 호텔에서 회의를 마친 뒤 미즈하라를 즉각 해고했다. 미즈하라는 로스앤젤레스로 날아갔다.



​앞서 지난 12일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LA 연방법원 판사는 미즈하라의 보석을 허용했다. 동시에 미즈하라에게 어떤 형태로든 이 사건의 피해자(오타니)나 증인과 접촉하지 말 것, 도박 중독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AP는 "미즈하라의 보석에는 2만5000달러(약 3500만원)의 보증금이 걸렸는데, 돈을 내지 않고 당사자가 서명하기만 하면 보석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만약 미즈하라가 보석 조건을 위반할 경우 이 금액을 내야 한다.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판사가 내린 보석 조건에 대해 "(의뢰인이) 전적으로 그렇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즈하라의 기소 인부 심리는 다음 달 9일로 정해졌다. 


미즈하라는 하루 전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이날 법원에 자진 출두했다.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를 입고 나타난 그는 기소된 사건 내용과 보석 조건을 이해했는지 묻는 판사의 말에 "네(yes)"라고만 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가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21억6000만원) 이상을 빼돌리고, 오타니의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 측에 거짓말을 한 혐의로 미즈하라를 기소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18년 오타니가 애리조나주의 한 은행 지점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도왔다. 세부 개인 정보를 설정할 때도 통역을 해줬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뛰며 받은 급여를 이 계좌에 입금했다.



이후 미즈하라는 2021년 9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댔다. 몇 달 뒤부터 거액을 잃기 시작했고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있는 연락처 정보를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로 변경하는 수법으로 2년여간 오타니를 속였다.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600만 달러 이상을 몰래 빼돌려 도박업자에게 송금했으며 은행에 전화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여 은행 측이 거액의 송금을 승인하도록 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해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 등에서 야구 카드 1000장가량을 약 32만5000달러(약 4억5000만원)에 구매한 혐의도 받았다.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으로 거액의 빚을 진 뒤 마권업자로부터 지속적인 협박에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을 통해 전해진 기소장 내용에 따르면 마권업자와 미즈하라가 주고받은 이메일에 이 내용들이 생생히 담겨 있다. 

검찰은 오타니의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및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오타니를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 미국 연방 검사 마틴 에스트라다는 11일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실질적인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오타니의 은행 급여 계좌 개설을 도와줬다고 밝혔다. 또한 에스트라다 검사는 미국 현지 언론들을 통해 "오타니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로 간주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AP는 전날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행각과 재무 기록이 자세히 명시돼 있다며 그의 베팅 순손실액이 약 4100만 달러(약 568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미즈하라는 도박을 통해 1억4200만 달러(약 1967억원)를 따고, 1억8300만 달러(약 2535억원)를 잃었는데 돈을 땄을 때는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오타니는 미즈하라에게 최소 30만 달러(약 4억원)에서 50만 달러(약 7억원) 사이로 추정되는 거액의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 스포츠 구단에서 일하는 통역 중 최고 대우였다.

그러나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이런 신뢰를 불법 도박, 그리고 오타니 돈을 훔치는 배신으로 갚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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