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올 시즌 초반 KIA 타이거즈에서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 중 한 명은 바로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이다.
서건창은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3차전에 1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KIA 이적 이후 리드오프로 선발 출전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서건창은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이호성을 상대로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한 뒤 득점을 올렸고, 7회말 네 번째 타석에선 2사에서 만난 임창민으로부터 좌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멀티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비록 팀은 3-7로 패배하면서 시즌 첫 연패에 빠졌지만, 서건창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200안타 타자' 서건창은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모두 경험한 선수다.
2008년 육성선수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서건창은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시절이었던 2012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2014년 KBO리그 역사상 첫 단일시즌 200안타를 달성했다. 서건창의 상승세는 2010년대 후반까지 쭉 이어졌다.
하지만 서건창은 2021년 부침을 겪다가 시즌 도중 투수 정찬헌과의 1:1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고, 팀을 옮긴 뒤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2023시즌 이후 LG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반등 의지가 강력했던 서건창은 지난 1월 중순 고향팀 KIA와 손을 잡았다. 광주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던 서건창은 총액 1억 2000만원(연봉 5000만원, 옵션 7000만원)에 도장을 찍었고, 선수단에 합류한 뒤 2월부터 스프링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당시 심재학 KIA 단장은 "서건창은 인품이 매우 좋은 선수인 만큼 팀에 선한 영향력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고, 루틴이 매우 정확한 선수"라며 "우리 팀이 젊고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 안정감을 주진 못했다. 그 선수들이 선배의 모습을 보고, 또 서건창 입장에서는 코치가 할 수 없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제2의 플레잉코치' 같은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서건창을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성격이나 이런 것도 좋고, 캠프에서 선수와 얘기해보니까 기술적인 문제는 아니었다고 하더라. 연습하는 걸 보면 상당히 열심히 하고, 본인으로선 심적으로 편해진 게 활약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30대 후반까지 선수 생활을 했고, 또 선수 생활 막바지에 잠시 부진하기도 했던 사령탑으로선 서건창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
이 감독은 "(서)건창이는 갖고 있는 게 좋은 선수다. 나도 30대 후반에 야구를 해봤지만, 기술적으로 떨어진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건창이도 그런 것 같다"며 "무릎을 다치면서 후유증 등으로 매년 힘들었는데, 앞으로 3~4년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서건창은 지난 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KT 투수 엄상백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2022년 9월 21일 이후 560일 만에 터진 홈런으로, 당시 상대팀은 KIA였다.
이범호 감독은 "스팟에 잘 맞으면 어느 선수든 홈런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파워가 증가한 건 아닌 것 같다. 본인도 홈런을 치고자 해서 친 건 아닐 것이고, 정확하게 맞히자는 생각으로 홈런을 만들었을 것"이라며 "대신 스팟에 맞히는 능력을 갖춘 선수인 만큼 그런 선수는 아무래도 홈런을 칠 수 있는 상황이 생기고, 본인이 갖고 있는 타격은 스팟에 맞춰서 안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걸 본인이 알고 있으니까 홈런에 대해선 크게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활약만 놓고 보면 서건창에게 손을 내민 KIA의 선택은 '대성공'이다. 하지만 서건창은 지금의 활약으로 만족하지 않으려고 한다.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서건창이 어떤 성적으로 2024시즌을 마무리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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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