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돌격대장 이정후가 첫 홈구장 나들이에서 안타 생산이 불발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오는 29일 빅리그 공식 데뷔전 준비에 돌입한다.
이정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홈 게임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의 홈 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처음으로 공식 게임을 치렀다.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 기간에는 애리조나 등지에 소규모 구장에서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정후의 오라클파크 데뷔는 정규시즌 개막 이틀 전 이뤄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오클랜드 선발투수 우완 폴 블랙먼을 상대로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146km짜리 컷 패스트볼을 공략했지만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컨택이 이뤄지지 않았다.
3회말 두 번째 타석도 범타였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뒤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1루 땅볼로 아웃됐다. 풀카운트에서 블랙번의 6구째 142km짜리 컷 패스트볼을 받아쳤지만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정후는 세 번째 타석에서 블랙번과 재대결에서도 침묵했다. 샌프란시스코가 0-3으로 뒤진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루킹 삼진을 당했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블랙번의 5구째 135km짜리 체인지업에 대처하지 못했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 꽉찬 코스로 제구 되면서 배트를 내지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이후 7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오토 로페즈와 교체돼 게임을 마쳤다. 샌디에이고는 오클랜드보다 2개 더 많은 8안타를 기록하고도 타선 응집력 부족 속에 1-3으로 졌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 시범경기에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5볼넷 OPS 0.911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이정후는 이제 오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본토 개막전을 준비한다. 부상 등 변수만 없다면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것이 확실시된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2024년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은 지난 20~21일 한국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러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추구하는 '야구의 세계화'에 맞춰 한국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게임이 펼쳐졌다.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가 고척 개막 2연전에서 맞붙었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시즌부터 고졸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우고 신인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통산 884경기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의 누적 성적을 남겼다.
2021 시즌 타율 0.360, 2022 시즌 타율 0.349로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며 KBO리그를 평정했다.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가 현역 시절 1994 시즌 타율 0.393으로 타격왕을 차지했던 가운데 한미일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부자(父子) 타격왕의 역사를 쓰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2023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외야진 보강이 필요했던 적지 않은 구단들이 이정후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정후를 품은 건 샌프란시스코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510억 원)라는 초대박 계약을 안겨줬다. 이정후는 역대 아시아 타자 포스팅 최고 금액을 갈아치우고 화려하게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마친 뒤 올해초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개인 훈련과 스프링캠프를 준비했다. 스프링캠프 시작 전부터 미국 현지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많은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바탕으로 각 포지션별로 보강에 성공한 팀들을 살펴보면서 이정후를 주목했다.
MLB.com은 "이정후는 인상적인 콘택트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5세 시즌에 출루율 0.354, wRC+(조정 득점 생산력) 116을 기록하며 삼진 및 볼넷 비율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면서 그가 성공적으로 MLB에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한국에서 '바람의 손자'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가 어떤 성적을 올릴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정후는 운동 능력이 뛰어나고 생동강 넘치는 외야수이자 콘택트 기술이 뛰어난 전통적인 의미의 좋은 타자라는 걸 알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지난 2월 초 샌프란시스코 스프링 트레이닝 합류 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순조롭게 준비했다. 경미한 옆구리 통증으로 조금 늦게 시범경기를 시작했지만 컨디션에는 영향이 없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첫 출전이었던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안타를 때렸다. 이어 3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홈런 1개 포함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지난 14일 신시내티전 이후 왼쪽 햄스트링 긴장 증세로 일주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헀지만 기우였다. 이정후를 아끼는 샌프란시스코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여유 있게 회복기를 가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햄스트링 긴장 증세를 털어내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뒤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지난 21일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2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리드오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3일 경기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햄스트링 통증으로 휴식을 취할 당시 "큰 문제는 아니다. 다리 뒤쪽이 조금 뻐근했다"고 이정후의 몸 상태를 설명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선수 보호 차원에서 샌프란시스코가 기민하게 움직인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정후는 에인절스를 상대로 치른 복귀전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외려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약점이 전혀 없다는 걸 입증하면서 2024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오는 29일 펫코파크에서 치러지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은 한국팬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샌디에이고가 자랑하는 '골드글러브' 내야수 김하성과 코리안 빅리거 매치가 흥미로운 그림을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하성은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경기에서 5번타자 겸 유격수 선발출전,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타율을 0.323(31타수 10안타)로 마쳤다. 지난 20~21일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에서 7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아쉬움을 털고 본토 개막전에서 정규시즌 마수걸이 안타 신고를 노린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김하성은 2023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가 영입한 거포 유격수 잰더 보가츠의 영향으로 포지션을 유격수에서 2루로 옮겼다. 팀 내 입지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도 타율 0.260, 17홈런으로 맹활약하면서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을 수상했다.
김하성은 2024 시즌 다시 유격수로 돌아간다. 올해부터 샌디에이고 지휘봉을 잡은 마이크 쉴트 감독이 김하성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하면서 보가츠가 유격수에서 2루로 포지션을 옮기는 교통 정리가 이뤄졌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의 본토 개막전에서 이정후의 타구가 김하성에게, 김하성의 타구가 이정후에게 향하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한국팬들에게는 더 없이 즐거운 선물이 될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서 3타수 무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오는 2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김하성은 이정후의 4년 선배로 키움 히어로즈 시절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키움의 2019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견인하는 등 히어로즈는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함께 성장했다.
김하성, 이정후는 국가대표로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9 WBSC 프리미어12 준우승을 함께 일궈냈다.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재능들이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흥미로운 그림이 펼쳐진다.
사진=AP/USA 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