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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 업 V] '득점 1위' 김연경의 눈물겨운 고군분투

기사입력 2011.08.08 07:4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국제대회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한국여자배구 선수는 역시 김연경(23, 터키 페네르체바)이다. 김연경은 독일과 일본, 브라질 선수들의 집중적인 견제 속에서도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했다.

김연경은 5일부터 7일까지 계속된 '2011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대회에서 홀로 64득점을 올렸다. 공격 득점이 57점이었고 4개의 블로킹과 3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독일과 일본, 그리고 브라질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펼친 김연경은 현재 월드그랑프리 득점 순위 1위에 올라있다.


요안나 멘도자(쿠바)와 세일라 카스트로(브라질), 에카테리나 가모바(러시아)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김연경은 여자배구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터키 명문 구단인 페네르체바 아즈바뎀에 입단했다. 국내 선수들 중, 유일하게 유럽리그에서 뛰고 있는 그는 한국의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기본기와 국제경쟁력이 갖춘 여자배구의 보배

김연경은 5일 열린 독일 전에서 홀로 28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완패한 일본전에서도 16득점을 올리며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는 20득점을 올리며 양 팀을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전위에 오면 팀의 공격을 책임졌고 후위로 물러서면 서브리시브는 물론, 백어텍까지 구사했다. 어느 위치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점이 김연경의 장점이다.

또한, 정신적인 부분에서도 팀원들의 사기를 불어넣고 있다. 김형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김)연경이는 경기력뿐만이 아니라 선수들의 사기를 불어넣는 분위기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연경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을 할 때, 매번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팀원들을 독려하고 있었다. 6일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팀이 전의를 상실했을 때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여자배구팀의 장점은 공수주에 모두 능한 에이스를 가졌다는 점이다. 문제는 김연경을 받쳐줄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 여부다. 그러나 현재 뛰고 있는 대다수의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다.

김형실 감독은 "소집된 70~80%가 환자인 점이 마음이 걸린다. 그나마 아프지 않은 선수는 리베로인 남지연과 세터인 이소진인데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엷은 선수층이 가져온 선수들의 부상, 그리고 일본전 연패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강호인 중국과 터키를 짜릿하게 꺾었다. 당시 이러한 선전이 가능했던 이유는 각 포지션에 걸쳐 최고의 선수들이 모두 모였기 때문이다. 김연경과 함께 국제대회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양효진(22, 현대건설)은 훈련 도중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으로 현재 치료와 재활 중에 있다.

양효진을 대신할 김희진(20, IBK기업은행)은 11일부터 열리는 KOVO컵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소속팀에 있다. 또한, 주전 세터인 김사니(30, 흥국생명)는 어깨 부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양효진을 대신할 선수로 장영은(경남여고)을 뽑았다. 프로 6개 팀들 중, 데려올 선수가 없었던 고민은 고등학교 선수 선발로 결정됐다. KOVO컵과 월드 그랑프리는 같은 기간에 펼쳐진다.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은 KOVO컵에 출전하지 못한다.

구단들도 나름대로의 고민이 많다. 팀의 주전 선수들이 대표팀으로 차출되다보니 KOVO컵에서 뛸 선수들이 부족한 점이다. 대회에 따라 여라 팀을 구성할 수 있는 일본은 선수 관리가 매우 철저하다. 철저한 시스템을 갖춘 일본은 좀처럼 큰 부상을 당한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중요한 대회에서 최강의 멤버가 모인 팀 구성을 완성할 수 있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한국여자배구는 일본 1진에 연전연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는 이들이 바로 선수들이다. 태릉에서 만나본 선수들은 모두 일본에 이기고 싶어 하는 의지가 강했다.

그중에서 일본에 가장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큰 선수가 김연경이다. 터키리그에 진출하기 전, 2년 동안 일본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김연경은 누구보다 일본 배구에 대해 식견이 밝다.

일본 배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현실적인 전력 차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연경은 "일본은 여전히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이번 그랑프리에서는 꼭 이기겠다는 생각보다 좋은 경기를 펼치는데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일본이 가진 풍부한 선수층에서 오는 전력은 하루아침에 이기기 어렵다. 매번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선수들을 이끌고 대회에 출전하는 점도 탄탄한 선수층과 철저한 관리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선수인 김연경을 받쳐줄 시스템이 구축돼야 일본의 벽을 넘어 세계무대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김연경처럼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육성하는 점도 한국여자배구의 과제다.



[사진 = 김연경, 한국여자배구대표팀 (C) FIVB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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