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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옵션 밀린' 김민재 천만다행…살생부 7명 리스트에서 제외→본격 경쟁 '스타트'

기사입력 2024.03.15 22:45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주전에서 3옵션 센터백으로 밀려난 김민재가 살생부 목록에서는 제외되며 한숨 돌렸다. 다음 시즌 본격적인 주전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바바리안 풋볼은 15일(한국시간) 슈포르트 빌트의 보도를 인용, 올 여름 뮌헨이 매각할 수 있는 7명의 살생부 목록을 공개했다. 매체는 "뮌헨은 7명 스타 플레이어들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라며 "이들을 모두 판매할 수 있다면 최대 2억 유로(약 290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행히 이 명단에 김민재의 이름은 없었다. 매체가 공개한 7명은 레온 고레츠카, 요주아 키미히, 알폰소 데이비스, 르로이 사네, 세르주 그나브리, 누사이르 마즈라위, 다요 우파메카노였다.

바바리안풋볼은 "막스 에베를 뮌헨 단장은 이적시장에서 사용할 투자금이 2억 유로가 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구단 재정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 수준의 투자는 선수 판매가 선행돼야 이뤄질 수 있다"라며 "잠재적인 판매 목록에 핵심 선수들이 포함됐다"라고 7명이 명단에 오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알폰소 데이비스의 경우 레알 이적을 반대하지 않는다. 키미히, 사네, 그나브리도 적절한 제안이 오면 미래를 재고할 수 있다"라며 "우파메카노와 고레츠카는 여름 이적을 거부하고 있다. 현재 소문으로만 알려졌던 선수단 개편 작업이 확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현재 뮌헨이 리빌딩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재에게는 분명한 호재다. 최근 김민재는 팀 내 입지가 급격하게 좁아진 상태다. 전반기 내내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으나 최근에는 3옵션까지 밀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김민재는 2021년 여름 튀르키예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해 처음 유럽 무대에 발을 들였다. 입단 첫 시즌 만에 팀 내 핵심 센터백으로 거듭난 김민재는 1년 만에 이탈리아 명문 나폴리로 팀을 옮겼다.

나폴리에서 월드 클래스 센터백으로 거듭났다. 리그 35경기 중 30경기를 풀타임 출전하며 나폴리의 후방 수비를 책임졌다. 강력한 공격수들도 김민재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김민재의 활약으로 나폴리는 33년 만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민재는 수비 축구 본고장 이탈리아 리그에서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으며 올해의 팀에도 포함돼 주가를 높였다.


이탈리아 리그를 평정한 김민재의 다음 무대는 독일이었다. 세계 3대 명문으로 꼽히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 하에 부동의 주전 센터백으로 전반기를 소화했다. 오히려 쉴 틈 없이 너무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독일 현지에서 김민재의 과부하를 걱정할 정도였다. 지난 11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때 엉덩이 타박상으로 명단 제외를 당하기 전까지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러한 활약상 덕에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후보 30인 중 22위에 오르며 수비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최근 김민재를 둘러싼 상황이 급변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토트넘 출신 에릭 다이어가 영입되고, 전반기 내내 부상으로 고전했던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새로운 주전 조합으로 떠오르면서 3옵션으로 밀려났다. 김민재가 1월 일정을 아시안컵 참가로 치르지 못하는 동안 다이어가 그 자리를 대신했고, 기어이 김민재를 밀어내는데 성공했다.

팀 성적도 따라주지 않았다. 아시안컵 복귀 후 김민재가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뮌헨은 3연패에 빠졌다. 프라이부르크전 무승부까지 4경기에서 1무3패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반면, 다이어가 선발로 나섰을 때는 대부분 승리했다. 최근 마인츠전까지 포함해 7경기에서 5승1무1패를 기록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 입장에서도 김민재보다 다이어에게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현지 언론의 혹평도 쏟아졌다. 프랑크푸르트전 2-2 무승부 이후 독일 아우크스부르거 알게마이네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대신해 김민재가 센터백으로 나섰지만 뮌헨은 전반 30분 동안 수비적으로 전혀 안전하지 않았다"라면서 "상대에게 놀라울 정도로 넓은 공간을 반복적으로 허용했다"라고 혹평했다.

아벤트차이퉁은 "다이어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으나 약간의 불확실성이 있었다. 미드필드에서 훌륭한 태클로 한 번 클리어했다"라고 지적했다. TZ 또한 "잘못된 순간에 수비라인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나갔다. 뮌헨의 수비라인을 불필요하게 무너뜨리며 혼란을 야기했다. 중앙 수비수로서 실력이 좋지 않았다"라고 엄청난 혹평을 가했다.





이어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앞두고는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빌트는 "5000만 유로(716억원)의 남자 김민재도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다. 토마스 투헬의 새로운 패자"라며 "5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가 투헬 감독 아래서 살아남지 못했다. 투헬은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에릭 다이어를 기용하며 새로운 중앙 수비 조합을 찾았다. 둘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민재가 다이어에게 밀린 이유로는 선수들과의 의사소통 부분에서의 차이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투헬 감독은 마인츠전에서 김민재를 벤치로 내린 것에 대해 "다이어는 아주 명확하게 플레이하는 선수로 말을 많이 한다"라면서 "우리에게 좋은 플레이다. 다이어는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두 선수 모두 한 발 앞서 있다"라고 다이어의 의사소통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어 "김민재에게는 정말 어려운 시간이다. 훌륭한 선수라 선발로 나설 자격이 있지만 이럴 때도 있는 법이다"라면서 최근 다이어와 더리흐트 조합을 주전 센터백으로 내세우고 김민재가 벤치로 내려간 게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뮌헨 레전드 클라우스 아우겐탈러 또한 비슷한 의견을 냈다. 뮌헨에서만 15년간 551경기를 뛴 아우겐텔러는 "다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가 중앙 수비에서 함께 뛰었을 때 그들의 개인 능력을 볼 수 있었지만 조율이 부족해 좋은 수비를 만들지 못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수비력은 라치오와 마인츠전이 훨씬 좋았는데 이게 더리흐트와 다이어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라며 "뮌헨은 이미 잘 갖춰진 팀이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이 팀에서 가능성을 보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사소통 관점에서 보면 김민재한테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는 한국에서 왔고, 중국에서 튀르키예로, 튀르키예에서 이탈리아로, 그리고 지난 여름 이탈라에서 뮌헨에 왔다. 김민재는 매번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했는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라고 매년 완전히 새로운 언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민재는 최근 공식전 2경기 모두 벤치에서 시작하고 있다. 라치오와의 16강 2차전에서 선발 제외돼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던 김민재는 이어진 마인츠05와의 경기에서도 벤치에서 시작해 경기 종료 15분을 남겨두고 후반 교체투입됐다.

다가올 다름슈타트와의 경기에서도 벤치에 앉을 거라는 전망이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현지 언론과 각종 통게 매체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흐름을 보면 김민재가 팀 내 3옵션 자원으로 밀린 것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김민재가 다름슈타트전에서도 벤치에 앉을 경우 유럽 진출 후 처음으로 3경기 연속 선발 제외된다.

힘겨운 시기임은 분명하지만 마냥 비관적인 상황도 아니다. 김민재를 원했던 토마스 투헬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지만, 김민재는 다음 시즌에도 뮌헨에 남아 경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구단도 올 여름 살생부에 김민재를 포함하지 않으면서 일단 판매 대상으로는 여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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