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리버풀에서 활약 중인 엔도 와타루가 현재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 받는 로드리에 견줄 만한 선수가 됐다는 현지 평가가 나왔다.
영국 트리뷰나는 12일(한국시간) "엔도는 지난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고급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일본 국가대표 캡틴 엔도는 케빈 더브라위너를 무력화시키며 중원 싸움에서 승리했다"라며 "경기 후에는 엔도와 로드리의 경기력을 비교하는 그래픽까지 등장했다. 로드리는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 받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31세의 엔도는 자신이 결코 나쁜 선수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라며 엔도가 로드리에 필적할 선수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엔도는 지난 11일 맨시티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1-1 무승부를 도왔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엔도는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2회, 볼 경합 승리 6회를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무려 95%를 기록했고, 키패스도 한 차례 시도했다.
엔도의 평점은 7.5점이었다. 동점골을 넣은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수비 핵심이었던 버질 판데이크에 이은 팀 내 3위였다.
로드리와 비교해도 크게 모자람 없었다. 볼 경합 승리 6회로 4회인 로드리보다 앞섰다. 태클은 1회로 3회의 로드리보다 적었고, 볼 소유권 획득도 6회를 기록해 로드리보다 2회 적었지만 걷어내기는 2개로 같았다. 패스 성공률은 87%의 로드리보다 확실히 앞섰다.
엔도의 활약으로 리버풀은 더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가 버틴 맨시티의 2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중원 싸움에서 승리한 리버풀은 오히려 점유율에 강점을 보이는 맨시티를 상대로 53%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 후 위르겐 클롭 감독도 "31세 일본인 미드필더와 계약할 때 그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어난 선수가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아무도 몰랐을테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엔도는 월드클래스 선수가 됐다"라고 극찬했다.
지난해 여름 조던 헨더슨, 파비뉴를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보내며 중원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맡아줄 6번 미드필더를 보강하려던 리버풀은 엔도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엔도는 30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각에서는 패닉바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엔도를 영입하기에 앞서 리버풀은 브라이튼의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영입하려고 했다. 카이세도를 위해 준비한 이적료는 무려 1억1000만 파운드(약 1873억원)였다. 리버풀은 카이세도 영입전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첼시에게 패했다. 카이세도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비싼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
카이세도 영입에 실패할 경우 대안이었던 로미오 라비아 또한 사우샘프턴에서 첼시로 이적했다. 두 선수를 모두 놓친 리버풀은 사실상 플랜C였던 엔도를 부랴부랴 영입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반 년이 지난 후 엔도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었다. 카이세도보다 훨씬 더 저렴한 이적료에도 더 생산적인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리버풀은 엔도가 선발 출전한 리그 13경기에서 10승3무 무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9-20시즌 이후 4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트리뷰나에 따르면 팬들은 "엔도가 왜 빅클럽에서 뛸 기회를 아무도 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엔도는 이제 리버풀에 햇빛이 됐다", "엔도는 1800만 유로, 로드리는 7000만 유로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나이 문제가 있지만 엔도가 선수단에 추가한 가치는 엄청나다", "정말 잘하고 있다. 내 말이 틀렸다는 걸 인정한다"라며 엔도의 활약이 만족스럽다고 반응했다.
사진=트리뷰나,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