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김준배가 멜로 연기 도전에 의욕을 보였다.
김준배는 지난 10일 종영한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김한솔, 이하 '고거전')에서 거란의 장군 소배압 역을 맡아 방송 내내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소배압은 강한 개성과 카리스마로 극의 몰입도를 높이면서 매력 있는 악역으로 꼽히기도. 거친 인상 탓에 주로 '깡패' 역을 맡아왔던 김준배는 차기작에선 '깡패'만 아니면 된다면서도 "특별히 바라는 건 없다. 일만 들어오면 좋다"고 덧붙였다.
착한 역에 대한 욕망은 없다고. 다만 "그나마 희망사항이 있다면 멜로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어떤 멜로를 원하는지에 대해 김준배는 "허세기 있는 동네 아저씨가 혼자 사는 분 몰래 짝사랑하고 그런 것. 남들 보기엔 좋아하는 거 다 아는데 중년인데 다 서툰 그런 멜로"라며 멋쩍어하면서도 다 설명을 해줘 웃음을 안겼다.
상당히 구체화된 이야기에 같이 연기해보고 싶은 여자 배우도 생각했는지 묻자 "있는데 말 못하겠다. 그것만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두고 싶다"며 "누가 될까 말을 못하겠다"고 이야기해 웃음을 더했다.
오랜 세월 악역을 맡아왔던 그는 최근 악역을 향한 달라진 인식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잘 안 된 작품은 무슨 연기를 해도 보는 사람이 없어서 묻히고, 잊히기 마련인데, 이제 유튜브에 짤이 생기면서 작품(흥행)과 상관없이도 눈에 띄고 회자되고 하니까 그런 면에서 참 고맙다. 환경이 변했구나. 악역도 그냥 악역을 보는 게 아니라 존중해 준다는 게 느껴진다. 고맙더라"고 말했다.
악역을 연기하며 느낀 매력에 대해서는 "내 안의 못 발견한 부분을 끄집어낼 수 있다. 없는 건 아니고 있는 건데 평소엔 꺼낼 수 없는 부분"이라며 "내가 어디 가서 행패 부리고 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런 것들이 어떨 땐 묘하게 쾌감이 있을 때가 있다. 내 속의 안 좋은 부분을 들어내 오히려 정화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깊어지면 사람이 피폐해질 것 같아 악역은 오래 하고 싶진 않다. 한 작품 하면 한 작품은 편안한 거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인상깊은 악역 소배압으로 사랑받은 그는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시청자들에게 "과분하게 사랑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하지만 스태프나 배우들이 그 사랑받을만큼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기도 한다. 우리가 자부심을 가질 고려사에 대한 작은 시작을 알린 것 같다. 뒷분들이 더 좋은 길을 가실 거라 믿고, 응원해 주길 바라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그에게 오랜 여운을 남겼다는 '고거전'은 김준배의 배우 인생에서 알을 깨게 해 준 작품이라고. 그는 "알을 깨고 나오게 한 작품이다. 그전까지는 알 속의 세계에서 좁은 바운더리 내에 있다가 이제 세상에 나온 듯 날개를 편 듯한 느낌이 있다. 나이도 먹었고, 큰 세계로 나가서 여러 다양한 인물을 만날 준비가 돼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라고 밝혀 앞으로 지속될 김준배의 연기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사진=KBS '고려거란전쟁', JTBC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