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 4회말 종료 후 KIA 선발투수 크로우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대전,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과정과 결과 모두 완벽했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1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KIA의 시범경기 성적은 각각 2승1패(0.667)가 됐다.
팀 승리를 이끈 건 선발투수 크로우였다. 크로우는 4이닝 동안 40구를 던지면서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을 기록, 단 한 차례의 출루 허용 없이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직구 최고구속이 154km/h까지 찍힐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크로우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 2회말 KIA 선발투수 크로우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 박지영 기자
크로우는 1회말 삼자범퇴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데 이어 2회말과 3회말에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말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5회말을 앞두고 윤중현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했다.
이범호 감독은 "선발투수였던 크로우는 구위와 제구 모두 좋은 모습이었다. 투구수가 적었는데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며, 지금의 컨디션만 유지해준다면 한 시즌 동안 본인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크로우는 "날씨가 좀 추웠지만, 최선을 다해 공을 던졌다. 4이닝을 완벽하게 막았다는 게 좋다"며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해 노력했다. 시즌 개막 후에도 3이닝, 4이닝, 5이닝을 던지면서 내 투구 메커니즘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오늘(11일) 그걸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 3회말 무사 KIA 선발투수 크로우가 한화 하주석의 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한 유격수 박찬호를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대전, 박지영 기자
이날 크로우는 직구뿐만 아니라 싱커, 슬라이더, 스위퍼(변형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점검했다. 그는 "그동안 연마한 모든 구종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데, 커브 같은 경우 기존보다 좀 더 느리고 각이 큰 변화구라 좀 더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닝에 비해 투구수가 많지 않은 편이었다. 그는 "(투구수가 적었지만) 그래도 완벽히 던졌기 때문에 괜찮았고, 등판 이후 불펜에서 15구를 던지며 더 보완했다"며 "선발투수로서 많은 공을 던지고 호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체 후 더그아웃에서 휴식을 취하고 적응하며 리듬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오늘 그런 리듬을 맞출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광주-KIA챔피언스필드가 아닌 다른 팀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크로우는 경기 전 마운드에 올라와 스스로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마운드 같은 경우 미국과 좀 다르기도 하고, 챔피언스필드보다 좀 더 낮았다"며 "마운드만 본 게 아니라 경기장 전체에 대한 분위기를 보고 1시간 뒤에는 여기서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고 귀띔했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 KIA 선발투수 크로우가 4회까지 무실점 피칭을 마친 뒤 더그아웃에서 나성범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전, 박지영 기자
새로운 규정 및 규칙에 대한 적응도 순조롭다. 크로우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는 전반적으로 괜찮았다. 야구의 한 부분이기에 우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볼로 판정되는 공이 이전엔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선 좀 아쉽다"며 "피치클락에 대해선 우호적이다. 선수들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들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첫 경기부터 강속구를 뽐낸 크로우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크로우는 "좀 더 강한 공을 던지는 게 목표"라며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면 어깨나 몸 상태가 더 좋아질 텐데 그러면 더 강한 공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대전,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