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최근 KBS는 요지경 속이다.
단일프로그램 사상 최장수 MC인 故 송해의 뒤를 이어 KBS 1TV '전국노래자랑' 후임 MC로 발탁돼 자리를 채웠던 김신영이 1년 6개월 만에 하차 통보를 받았다.
4일 김신영 소속사 씨제스스 튜디오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에 "제작진이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 연락이 왔다. 지난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전국노래자랑' 측은 남희석이 새 진행자로 확정됐다며, "故 송해에 이어 젊은 에너지로 이끌어주셨던 김신영에게 감사드리며, 새로운 진행자 남희석에게 응원부탁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신영은 2022년 10월 16일 방송부터 빈 자리를 채웠으나, 하차 통보에 따라 오는 9일 인천 서구 편 녹화를 끝으로 '전국노래자랑'을 떠나게 됐다.
최근 KBS는 진행자 변경을 두고 많은 잡음이 나온 바 있어, 이번 김신영의 하차를 두고도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KBS 박민 사장의 취임 첫날 '뉴스광장', '사사건건',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9' 등 앵커가 대거 교체됐다.
또한 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진행자도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해 당시 주진우는 "오늘 오전 KBS에서 연락을 받았다. 이제 회사에 오지 말라는. 방송을 그만 두라는"이라고 하차 통보를 알리며 당혹감을 표하기도 했다.
10년 역사의 간판 교양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도 진행자 변경 위기가 있었다. KBS 노동조합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역사저널 그날'은 일부 피디가 작가와 진행자 변경에 반발하면서 프로그램 전체를 리뉴얼하게 돼 2월 종방 후 3개월을 쉬게 됐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인사도 없다가 본방송 말미에 갑자기 시즌 종영을 알리게 돼 '역대급 폐지'라는 말도 나왔다.
일방적인 '하차'뿐만 아니라 '폐지' 통보로도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재정 악화 등을 이유로 예능프로그램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의 프로그램이 연달아 폐지되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또한 최근 KBS '다큐인사이트' 제작진은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바람과 함께 살아낼게' 방송을 제작 중이었으나, 제작이 중단된 상황임을 알리기도 했다. 사측은 해당 다큐가 4월 10일 총선 8일 후 방송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연기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반발하자, 오히려 이를 빌미로 사실상 제작 중단 지시까지 내렸다.
여기에 특별 명예퇴직신청을 받기도 했다. KBS는 재정 및 경영 위기 극복 차원에서 2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명예퇴직과 1년 이상 근속자 대상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특별명예·희망퇴직 신청자는 총 87명으로, 여기에는 24기 공채 정세진 아나운서, 27기 공채 정은승 아나운서, 29기 공채 김윤지 아나운서 등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린 이들도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29일 자로 면직처리됐다.
KBS는 잦은 일방적인 통보로 프로그램과 진행자가 시청자들과 갑작스러운 인사를 나누게 만들고 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옛말이 된듯하다. 시청자는 안중에도 없는 마이웨이 행보는 오히려 '위기'를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는 꼴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KBS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