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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이네"…'류현진 재회' 이재원 "진짜 완벽한 투수네요" [오키나와 인터뷰]

기사입력 2024.02.26 16:29 / 기사수정 2024.02.26 17:37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선발투수 류현진과 이적생인 포수 이재원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모든 구종을 점검하며 60구를 던졌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선발투수 류현진과 이적생인 포수 이재원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모든 구종을 점검하며 60구를 던졌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최원영 기자) "19년 만이네(웃음)."

2005년 동산고 3학년 투수 류현진과 인천고 3학년 포수 이재원은 청소년 대표팀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2006년엔 나란히 프로에 입성했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의 2차 1라운드 2순위, 이재원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1차 지명을 받았다. 프로 입단 동기인 둘은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하며 베테랑으로 성장했다. 19년 만에 한화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류현진은 지난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역대 KBO리그 최대 규모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이름을 떨친 뒤 올해 12년 만에 친정 한화로 복귀했다. 이재원은 현역 생활 연장을 위해 지난 시즌 종료 후 SSG에 방출을 요청했다. 지난해 12월 말 한화와 연봉 5000만원에 입단 계약을 맺었다.

한 팀이 된 두 친구는 26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통해 함께 호흡했다. 한화는 이날 오후 1시 삼성과 연습경기를 위해 삼성의 스프링캠프지인 아카마 구장을 찾았다. 류현진은 경기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원정길에 동행해 불펜 피칭을 펼쳤다.

류현진은 투구 전 이재원에게 무심한 듯 반갑게 "19년 만이네"라고 말했다. 둘은 나란히 미소 지었다. 이날 류현진은 20구씩 세 차례, 총 60구를 던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을 구사했다.

이재원은 틈틈이 한화 손혁 단장, 최원호 감독 등과 짧게 대화하며 느낀 바를 전했다. 우선 매 구 "나이스 볼"을 외쳤다.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한 개 던진 뒤 "안으로 말려?"라고 묻자 이재원은 "살짝"이라고 답했다. 손혁 단장이 미트 소리 좋다고 하자 "공이 좋은 겁니다"라며 류현진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선발투수 류현진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하고 있다. 지난 23일에 이어 류현진의 두 번째 불펜 피칭이다. 모든 구종을 점검하며 60구를 던졌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선발투수 류현진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하고 있다. 지난 23일에 이어 류현진의 두 번째 불펜 피칭이다. 모든 구종을 점검하며 60구를 던졌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20구 투구 후 5분간 휴식을 취했다. 다시 20구를 던진 뒤 휴식 시간이 됐다. 이재원은 "오차 없이 투구한다. 지금이 전성기 같다"며 놀라워했다. 류현진이 사인을 물어보자 "너 원하는 대로 맞춰줄게"라고 전했다. 둘은 잠시 모여 사인을 확인했다. 류현진은 마지막으로 20구를 더 투구했다. 이재원은 "구속이 점점 더 빨라졌다. 구속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훈련 후 취재진과 만난 이재원은 "'나이스 볼' 외치느라 목만 아팠던 것 같다. 워낙 좋은 공을 던지더라"며 "몸 상태는 (류)현진이가 더 잘 알겠지만 내가 봤을 땐 정규시즌 개막전(3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도 충분히 등판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어 "구종을 전부 다 던졌는데 모두 로케이션, 컨트롤 면에서 완벽했다. 문제 없었다"며 "투구 수만 조금 더 늘리고, 체력적으로 뒷받침한다면 (개막전 등판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박승민 한화 투수코치는 "류현진이 커터를 우타자 몸쪽 높은 코스로 던지더라. 국내선수들은 잘 안 던지는 코스다. 주문해도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연습인데 그걸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며 확실히 수준 높은 피칭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재원은 "맞다. 다른 좌완 투수들은 진짜 잘 안 던진다"며 "현진이는 미국에서도 많이 구사했던 걸로 안다. 본인이 원하는 로케이션이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잘 들어본 뒤 포수 (최)재훈이 등과 대화하겠다"고 귀띔했다.

포수이자 동기이자 친구로서 소감을 물었다. 이재원은 "사실 공을 받았던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너무 오래 전 일이라 그렇다"며 "친구인 것을 떠나 현진이는 투수로서 정말 완벽한 선수인 것 같다. 준비를 너무 잘해와 포수로서도 무척 기분 좋다"고 답했다.

이재원은 "던져 달라는 대로 던진다. 이런 투수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별로 없을 듯하다"며 "김광현(SSG), 좋은 외국인투수들의 공도 다 받아봤는데 현진이 역시 못지 않게 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면 현진이, 외인, (황)준서, (문)동주 등 어떤 투수든 잘 던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 우리 팀이 더 많이 이길 수 있게끔 나도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 이글스 포수 이재원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류현진의 불펜 피칭 공을 받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모든 구종을 점검하며 60구를 던졌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한화 이글스 포수 이재원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류현진의 불펜 피칭 공을 받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모든 구종을 점검하며 60구를 던졌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지난 22일 류현진의 계약이 공식 발표됐을 때도 이재원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 그는 "같이 야구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말년에 이렇게 만나게 돼 개인적으로 너무 좋다"며 "훌륭한 투수를 많이 만나는 것은 포수로서 영광이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기대를 많이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재원은 "(류현진 같은) 큰 버팀목이 오면 '할 수 있다'는 마음이 한곳으로 모이게 된다. 상대팀이 우리를 쉽게 볼 수 없다는 점도 멘털 면에 좋게 작용할 듯하다.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며 반겼다.

이어 "현진이는 아직 전성기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수준급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진이가 합류하며 확실히 상대 팀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며 "우리 선수들이 느낄 든든함, 자신감도 있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고, 멘털 스포츠라 그런 부분이 무척 클 것이라 본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류현진과 이재원이 힘을 합쳐 한화에 날개를 달고자 한다.

한편 류현진은 지난 2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 중인 선수단에 합류했다. 당일 바로 첫 번째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총 45구를 소화하며 패스트볼, 커브, 커터, 체인지업을 점검했다. 힘은 절반 정도만 썼다.

당시 류현진은 "그동안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없었다. 실내에서만 훈련해 빨리 야외에서 운동하고 싶었다"며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스케줄상 마침 불펜 피칭하는 날이라 바로 공을 던졌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오는 3월 1일 첫 라이브 피칭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선발투수 류현진과 포수 이재원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마친 뒤 주먹을 맞대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모든 구종을 점검하며 60구를 던졌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한화 이글스로 복귀한 선발투수 류현진과 포수 이재원이 26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마친 뒤 주먹을 맞대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모든 구종을 점검하며 60구를 던졌다. 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사진=​​​​​오키나와(일본), 고아라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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