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시즌 목표를 20홈런으로 설정한 롯데 자이언츠 우타 거포 유망주 한동희.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입대 전까지 정말 잘하고 가고 싶다. 20홈런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의 2024 시즌 스프링캠프는 예년보다 더 임하는 각오가 비장하다. 지난 연말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지원했고 최근 서류합격 발표 소식이 전해졌다.
한동희가 이달 20일로 예정된 체력 측정을 통과해 다음달 발표 예정인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면 오는 6월 중순 팀을 떠나 상무에서 18개월 동안 복무에 돌입한다.
한동희는 일단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팀의 괌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군 입대와 관련된 생각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직 최종 합격 상태가 아닌 데다 상무행이 확정되더라도 야구를 계속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한동희는 "상무에 가게 된다면 롯데에서 시즌을 최대한 잘 치르다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훈련하고 있다"며 "상무에서도 야구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서 하기 때문에 못하고 가기보다는 잘하고 가야 한다. 열심히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는 군대에 대한 생각이 잘 안 든다. 최종 합격을 하고 날짜가 나오면 그때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웃었다.
2024 시즌 목표를 20홈런으로 설정한 롯데 자이언츠 우타 거포 유망주 한동희. 사진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2018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데뷔 시즌부터 1군 87경기에 출전, 타율 0.232(211타수 49안타), 4홈런, 25타점으로 차세대 거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롯데 구단은 물론 롯데팬들까지 한동희를 '포스트 이대호'로 바라봤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타자인 이대호의 뒤를 잇는 4번타자로 성장해 주기를 바랐다.
이대호 역시 2022 시즌 자신의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후배들에 남긴 친필 메시지에서 한동희에게 "롯데팬들의 영웅이 되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동희는 지난해 지독한 성장통을 겪었다. 108경기 타율 0.223(319타수 71안타) 5홈런 32타점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적표를 받았다.
한동희는 2020 시즌 타율 0.278(461타수 128안타) 17홈런 67타점, 2021 시즌 타율 0.267(424타수 113안타) 17홈런 69타점, 2022 시즌 타율 0.307(456타수 140안타) 14홈런 65타점 등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줬던 점을 감안하면 2023 시즌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한동희는 2023 시즌의 아쉬움을 씻기 위해 휴식을 반납하고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자비를 들여 강정호가 미국에서 운영 중인 레슨장을 찾아 타격 지도를 받는 등 부활을 위해 온힘을 쏟았다.
2024 시즌 목표를 20홈런으로 설정한 롯데 자이언츠 우타 거포 유망주 한동희. 사진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지난해 배운 게 많다. 다시는 그렇게 부진한 시즌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미국에 가서 훈련도 하고 왔다"며 "김태형 감독님이 새로 오신 뒤 여러 가지 대화를 했는데 자신감을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강정호와 훈련에 대해서는 "(강정호) 선배님께서 김태형 감독님과 거의 비슷한 타격 이론을 가지고 계셨다. 공을 배트로 맞힌다고 생각하지 말고 스윙을 할 때 힘을 쓰는 부분에 더 집중하다고 말씀해 주셔서 뭔가 깨달은 게 있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직 실전이 아닌 훈련 단계이지만 한동희는 프리 배팅 때마다 날카로운 타구를 외야로 뻥뻥 날려 보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김태형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4개 연속으로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메인 야구장 담장을 넘기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한동희는 올 시즌 목표를 높게 잡았다. 평소 개인 성적 수치에 대한 얘기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2024년은 20홈런을 겨냥하고 있다. 롯데 역대 3루수 중 단일 시즌 20홈런 이상을 쏘아 올린 타자는 이대호, 황재균 두 사람뿐이다.
2024 시즌 목표를 20홈런으로 설정한 롯데 자이언츠 우타 거포 유망주 한동희. 사진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는 "계산을 해봤는데 상무에 최종 합격하게 되면 올해 정규리그를 60경기 정도 뛸 수 있다"며 "20홈런 정도 치고 가면 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주찬 타격코치님께서도 20홈런만 치고 (군대에) 가라고 하셔서 나도 20홈런을 목표로 잡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어차피 군대에 갈 건데 왜 미국까지 가서 훈련하고 오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내가 시즌을 아예 안 뛰고 가는 것도 아니다. 상무에 가서도 야구를 잘해야 하는데 타격에서 뭔가 더 정립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가는 것과 그냥 가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봤다. 곧 실전 연습경기가 시작되는데 성과를 확인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롯데 자이언츠/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