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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인데 벌써 151km, '육성선수 신화' 꿈꾼다…"올 시즌 목표는 풀타임" [시드니 인터뷰]

기사입력 2024.02.12 09:45



(엑스포츠뉴스 시드니, 유준상 기자) 시즌 개막까지 한 달 넘게 남았는데 벌써 151km/h를 마크한 투수가 있다. 프로 입단 3년 차를 맞이하는 투수 최지강(두산 베어스)이 첫 라이브 BP(배팅/피칭)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최지강은 11일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라이브 BP 21구를 소화했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7명의 투수 중에서 가장 빠른 최고구속(151km/h)을 나타냈으며 허경민-조수행-강승호-잔승현-안승한-박계범-양석환을 차례로 상대했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까지 4개 구종을 선보인 최지강의 투구수는 21개.

첫 타자 허경민이 우익수 방면으로 안타를 쳤으나 비교적 정타보다 빗맛은 타구가 많았다. 그만큼 볼에 힘이 있었다는 의미다. 조웅천 투수코치도 "박정수, 김민규, 최지강 이렇게 3명은 연습했던 대로 좋은 볼을 던졌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라이브 BP 종료 이후 취재진을 만난 최지강은 "그동안 불펜피칭은 네 차례 정도 소화했고 60구까지 던졌다"며 "지난해에도 구속이 계속 나왔기 때문에 (예년보다) 빨리 몸 상태를 끌어올리진 않았다. 몸 상태가 올라왔다기보다는 (지금이) 올라가는 과정인 것 같다"고 밝혔다.



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강릉영동대 졸업 이후 2022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최지강은 입단 첫해 2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으나 지난해 25경기 22이닝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로 경험을 쌓았다.

시즌 개막 전부터 눈도장을 찍은 최지강은 정규시즌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했고, 4월 1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챙기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이승엽 두산 감독에게 첫 승을 안긴 투수가 바로 최지강이었던 것이다.

최지강은 4월 한 달간 12경기 10⅔이닝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38로 준수한 성적을 올렸으나 5월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결국 6월 4일 엔트리 말소 이후 두 달 넘게 2군에 머물렀고, 8월 말 콜업 이후 8경기 7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2.35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초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에 비해 마지막이 아쉬웠던 최지강은 "체력 관리를 잘하지 못했던 것 같다. 좋을 때 계속 유지하면서 잘 먹고 잘 쉬었어야 하는데,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며 "시즌 중에는 휴식도 취하고 했어야 하는데 너무 내 루틴을 지키려고 하다 보니까 페이스가 좀 떨어졌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 이후 마무리캠프 때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은 최지강은 "어떻게 보면 그때 기회를 잡지 못한 거니까 이번에 다시 기회가 오면 잡기 위해 그때부터 노력했던 것 같고 올겨울 쭉 그렇게 하면서 아픈 데 없이 잘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며 "체력이나 멘털 관리를 알게 된 만큼 일단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는 게 목표다. 그러다 보면 기록이 쌓이면서 다음 목표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최지강의 룸메이트는 '2022년 신인왕' 정철원이다. 최지강은 "(정)철원이 형이 체력이나 멘털적인 관리에 대해 많이 알려주시고, 밸런스가 좋아도 팔 컨디션이 안 좋으면 100%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팔 컨디션을 우선으로 생각하라고 많이 말씀해주신다. 밥도 자주 사준다"고 미소 지었다.

2년 연속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고 있는 최지강은 감사함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그는 "1군 캠프에 오는 것에 대해 감사하거나 잘 보이기 위해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눈에 들었으니까 (1군 캠프에) 온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보다 더 빠른 공을 던지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최지강은 "지난해 154km/h까지 던졌는데, 올핸 잠실야구장 전광판(트랙맨) 기준으로 157km/h까지 던질 수 있는지에 대해 정진호 코치님과 50만원 내기를 걸었다. 정 코치님이 2군에 있을 때부터 나와 운동을 많이 하기도 했고 형처럼 잘해주셨는데, 내가 그 돈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두산 마운드에서 육성선수 신화가 탄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두산 베어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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