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7일 카타르 도하 아흐마드 빈 알리 경기장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한국-요르단전에서 한국이 0-2로 참패한 뒤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월드컵 티켓이 8.5장으로 늘어났지만 이 정도 실력이면 안심할 수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에서 참사를 겪었다. 한국은 7일 카타르 도하 아흐마드 빈 알리 경기장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중동 복병 요르단에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0-2로 참패했다.
지난 1960년 이후 한 번도 이 대회 우승을 이루지 못했던 한국은 64년 만의 정상 등극에 실패하면서 3년 뒤 사우디아라비아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준결승 탈락도 아쉽지만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번 대회에서 클린스만호가 일관되게 보여준 내용이다. 한국은 요르단전 2실점까지 6경기에서 총 10실점을 했다. 아시안컵 역대 한국 대표팀 최다 실점 기록이다. 이번 대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홍콩에 이어 2번째로 낮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3실점을 하면서 3-3으로 비긴 것, 요르단과 조별리그 및 준결승에서 두 번 만나 3실점한 것 등은 씻을 수 없는 치욕이 됐다.
승부차기는 대회 직후 무승부로 남기 때문에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승 3무 1패를 기록하게 됐다. 그런데 이번 대회 한국의 여정을 90분 경기로 한정하면 호주를 연장 혈투 끝에 이겼기 때문에 1승 4무 1패가 된다. 첫 경기 바레인전 말고는 이긴 경기가 없는 셈이다.
선제골을 내주거나, 선제골 넣고도 뒤집히는 경기가 많다보니 이번 대회는 국내 축구팬 입장에서 보는 것 조차 힘든 경기가 되고 말았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PSG)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했지만 수비 조직력 등이 모래알이다보니 상대의 빠른 역습에 와르르 무너져 실점하는 상황을 적지 않게 연출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2026년 월드컵부터 전체 본선 티켓이 48장으로 늘어나면서 한국이 속한 아시아는 기존 4.5장에서 8.33장으로 티켓 수가 대폭 늘어났다.
최종예선엔 18개국이 각조 6개국씩 3개조로 나뉘어 겨룬다. 각 조 1~2위 본선에 직행하고 3~4위 6팀이 두 조로 나뉘어 다시 겨룬 다음 각 조 1위는 본선 직행, 각 조 2위 중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한 팀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나서 본선행을 다툰다.
최근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쥔 한국은 8.33장으로 본선 티켓이 늘어나면서 본선행 자체는 무난할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였으나 이번 대회를 통해 최종예선 단단히 준비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게 드러났다. 그런 경고음이 이번 대회 6경기를 매 경기 90분으로 한정했을 때 나오는 1승 4무 1패 성적에 들어 있는 셈이다.
한국은 이미 2승을 챙긴 아시아 2차예선을 통과하면 오는 9월부터 최종예선에 돌입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일단 자격 미달로 드러난 클린스만 감독부터 빨리 정리하고 새 판을 짜는 게 시급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