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유망주 이상민이 제주 겨울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구단 앰블럼을 잡는 포즈를 취한 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엑스포츠뉴스 제주, 김환 기자) 수원 삼성 기대주 이상민의 목표는 팀의 승격, 그리고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이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이상민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건 다름아닌 염기훈 감독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6일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신라 스테이 호텔에서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를 진행했다. 수원 삼성 선수들이 인터뷰를 위해 미디어캠프에 참석했다. 수원의 사령탑 염기훈 감독은 현재 P급 라이선스 교육을 위해 태국에 있기 때문에 화상 기자회견으로 대체했다.
수원이 자랑하는 유망주 이상민과 이야기를 나눴다. 2004년생 이상민은 매탄중학교와 매탄고등학교를 거친 수원의 '성골 유스' 출신으로, 2022년 수원과 준프로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부터 출전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이상민이 지난 시즌 수원FC와의 수원 더비에서 상대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수비에 가담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 첫 시즌이었던 2023시즌에는 22경기에 출전해 3도움을 기록했다. 빠른 스피드와 크로스를 바탕으로 측면에 활력을 더했고, 측면 공격수는 물론 측면 수비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능력을 보유해 전술적으로도 팀에 도움을 줬다.
아쉬움이 없던 건 아니었다. 이상민은 지난해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발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재활 끝에 시즌이 끝나기 전 돌아오기는 했지만, 제 컨디션을 발휘하기는 힘든 상태였다.
이를 악문 이상민은 다가오는 시즌에 발전을 꿈꾼다. 미디어캠프에서 만난 이상민은 "운동이 너무 힘들지만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 몸이 많이 올라왔다. 발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이었기 때문에 100% 다시 돌아오는 건 쉽지 않겠지만, 지금은 훈련에 지장이 없을 정도다"라며 자신의 상태에 대해 설명했다.
수원 삼성 이상민이 지난해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전반전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은 뒤 부축을 받으며 나가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상민은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다쳤는데,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상민이 왼발잡이라는 것이다. 이상민은 아직 오른발에 힘이 잘 안 실리기는 하나, 훈련은 전부 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인터뷰가 끝난 뒤 진행된 훈련에서 이상민은 강도 높은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이제 프로 2년차를 앞두고 있지만, 이상민이 느끼는 책임감은 수원의 다른 구성원들과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수원이 받아들인 강등이라는 결과에 자신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게 이상민의 생각이다.
이상민은 "작년에 받아들이면 안 되는 결과가 있었다. 지금은 지난 일이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시선이나 말도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우리의 축구를 할 생각과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목표를 위해 준비 중이다. 다이렉트 우승과 승격이라는 공통적인 목표가 욕심이 아닌 당연하다는 생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라며 당차게 말했다.
개인의 목표도 뚜렷했다. 이상민은 지난해 자신이 받은 기회는 운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해 이번 시즌에는 본인의 실력을 증명해 당당하게 수원의 주전으로 자리잡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이상민은 "22경기라는 경기 수만 보면 개인적으로 많은 기회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운이 좋았다. 팀 주축으로 뛰던 U-22 형들이 이적하거나 입대했기 때문에 내게 운이 따랐던 것 같다"라며 지난 시즌의 경우 운이 따라준 덕에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손)호준 형이나 (김)주찬이처럼 좋은 U-22 자원들과 함께 뛰어야 하기 때문에 마음가짐이 다르다. 이번엔 운이 좋은 것보다 내가 정말 잘해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수원 삼성 기대주 이상민이 6일 제주에서 진행된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욕심도 있었다. 이상민은 "꿈은 크게 꾸고, 목표는 높게 잡으라고 하지 않나. 큰 꿈을 얘기하자면 K리그2 영플레이어상이다. 공격 포인트도 10개 이상 기록하고, 팀에 없으면 안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꿈을 크게 꾸되 작은 목표들을 하나하나 달성할 것이다"라고 했다.
성장을 원하는 이상민에게 최고의 멘토는 역시 염기훈 감독이다. 현역 시절 '왼발의 마법사'로 불린 염기훈 감독과 비슷하게 이상민도 측면 포지션을 소화하는 왼발잡이 선수다.
이상민은 "중학교 내내 감독님께 멘토링을 받았다. 그때부터 피드백을 정말 많이 주셨다. 감독님께서 현역 때 킥력이 좋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현역 시절 본인의 장점을 내 무기로 만들어주시려고 하신다"라며 염기훈 감독의 코칭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존에 자신이 갖고 있는 스피드라는 장점에 새로운 장점들을 더하길 원하고 있는 이상민이다. 이상민은 "알아도 못 막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스피드를 증명하고 싶다. 또 왼발잡이라는 특징이 있는데, 그에 비해 왼발이 정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지 못했다. 감독님이 '왼발의 마법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것처럼, 나도 좋은 별명을 얻고 싶다"라고 했다.
수원 삼성의 동갑내기 김주찬과 이상민이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런 이상민이 가장 의지하는 선수는 동갑내기 친구 김주찬이다. 이상민은 태국 전지훈련 때 김주찬과 같은 방에서 지내며 경기장 안팎에서 서로를 의지했다. 김주찬과 훈련 영상을 함께 보며 피드백을 주고받거나, 훈련에서 떠오른 생각들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상민은 "외부에서도 그렇고, 안에서도 주찬이와 경쟁 구도가 생기지 않겠냐고 많이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경쟁을 생각하기보다 서로 도우려고 하는 것 같다. 서로 좋은 말만 하면서 정말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다"라며 김주찬과 서로 의지하며 지내는 사이라고 이야기했다.
수원 삼성 이상민이 태국에서 진행된 동계 전지훈련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두 어린 선수들을 잡아주는 형들도 물론 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주축 선수들이 다수 팀을 떠나기는 했으나, 이상민은 팀 분위기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상민은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모두가 함께 하려고 하다보니 분위기가 좋다. 또 떠나간 형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의지하던 형들이 떠나서 마음이 안 좋기는 하지만, 팀으로 보면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주장이 된 (양)형모 형이 분위기나 생활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신다. 형모 형이 골키퍼이기 때문에 그라운드 위에서 전술적으로 잡아주는 사람이 필요한데, (김)보경이 형이 도와주시는 것 같다. 보경이 형이 모든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나눠 따로 영상을 준비해 미팅을 해주신다. 미팅도 자주 하고, 질문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라며 양형모와 김보경이 팀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