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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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민한 작업"…'LTNS', 전고운 감독이 베드신 담당한 이유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4.02.06 07:2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LTNS' 감독들이 베드신을 촬영하며 고심한 부분을 밝혔다.

티빙 오리지널 'LTNS'(극본·연출 임대형·전고운(프리티 빅브라더))는 짠한 현실에 권태로워진 5년 차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6부작 시리즈물. 지난 1일 모든 회차가 공개된 작품은 파격적인 소재와 유쾌한 대사, 감각적인 연출로 젊은 시청층 사이 꾸준히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영화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 '소공녀' 전고운 감독이 의기투합해 짠한데 웃기고, 현실적이라 더 씁쓸한 문제작이 탄생했다. 인간의 이면을 담기 위해 다양한 인간군상이 담겼고, 그만큼 섬세한 여러 설정이 존재했다. 다소 가부장적인 아내 우진(이솜 분), 개명해 어머니 성씨까지 따 온 전사가 있는 남편 임박사무엘(안재홍) 부부의 이름을 짓는 데에만 한 달이 걸릴 정도였다.

전고운 감독은 "캐릭터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우진은 심플하고 직선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두 글자로 성은 우 이름은 진이다. 임박사무엘은 섬세하고 감수성도 있는 인물이다. 두 글자와 대비되는 다섯 글자로 갔다. 여섯 글자부터 비현실적일 것 같아서 임박사무엘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 감독은 "인물 설계하면서 전사들을 만든 게 있었다. 사무엘이 중요한 시기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크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엄마 성을 넣었다"고 했다. 임대형 감독은 "(엄마 성씨를 따온 게) 젠더 감수성 있는 사람 갖기도 하고 그런 설정들이 좀 있었다"고 첨언했다.



주인공 부부 우진과 사무엘도 통념적 성 역할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대해 임 감독은 "고정된 성 역할이 있다면 미러링하자는 목표가 있었다. 그런 식의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데, 현실이 변화하는 속도에 비춰보면 턱없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남자는 이래야 돼, 여자는 이래야 돼' 고정적인 성역할을 깨뜨리는 점에 있어서 그런 식으로 (둘을) 다르게 설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 감독은 "우진이 가장인데, 단순한 미러링이 아니라 현실에도 이런 구조가 많아 더 다루고 싶었다"며 베드신에서도 우진이 더 적극적인 부분 역시 이 때문이라고 했다.

우진과 사무엘이 불륜 커플을 추적하면서, 사내, 동성, 중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불륜 커플이 등장한다. 임 감독은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2부엔 젊은 커플, 3부엔 장년, 4부엔 동성 커플이다. 우리 사회에 분명히 존재하는 다양한 커플인데, 보통 드라마에선 쉽게 보지 못한 커플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 커플마다 개성이 다른 베드신에 대해서는 "각 화 베드신들은 다 키스신으로 시작한다. 구조적으로 그렇게 잡아서 완성도를 갖고 싶었다. 그 신을 통해 각 불륜 커플의 양상이 드러나고 캐릭터성이 보이고, 이 인물들이 갖고 있는 사연들이 조금씩 보인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베드신은 전고운 감독 담당이었다고. 전 감독은 "모든 베드신에 여성이 껴있었기 때문에 자세나 노출 관련 이야기할 때 (임) 감독님보단 제가 이야기하는 게 훨씬 편하게 다가갈 것 같았다"며 "베드신이라는 게 너무 예민한 종류의 신이라서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서 배우분들의 마음이 열리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담당하게 된 것 같다"고 비하인드도 밝혔다.

또한 'LTNS'는 파격적인 소재와 '19금'의 등급을 아주 잘(?) 활용해 매화 시작을 키스신, 베드신으로 연다. 전 감독은 "앞에 키스신으로 시작하는 건 도파민 과잉의 시대에서 앞이 재미없으면 안 볼 거라는 두려움이 있었다"고 솔직한 말로 운을 떼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물론 그 신이 싫어서 안 볼 사람도 있을 거다. 호불호 확실한데, 만약 이 신이 불호라면 우리 드라마가 재미없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각 화에 등장하는 불륜 커플들 소개하고 드라마 특성을 설명하기에 그거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서 'LTNS' 시그니처로 만들어야겠다 했다. 시간도 아껴드릴 겸, 여기에 부대끼시면 '빨리 지나가십시오'했다"고 호쾌하게 밝혀 웃음을 더했다.

사진=티빙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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