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조재영 주루코치와 선수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지만, 훈련 분위기는 차분했다.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는 KIA 타이거즈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는 1일부터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이번 스프링캠프에는 코칭스태프 20명, 선수 47명 등 67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선수단은 투수 22명, 포수 4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9명으로 구성됐다.
올해 스프링캠프는 1차(호주)와 2차(일본)로 나뉘어 진행된다. KIA 선수단은 호주 캔버라에서 ‘3일 훈련 1일 휴식’ 체제로 체력 및 기술, 전술 훈련을 소화한 뒤 21일 일본으로 건너가 3월 6일까지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실전 모드에 돌입한다.
훈련 3일 차에 접어든 선수단은 포수조를 시작으로 하나둘 그라운드에 모였고, 야수와 투수 파트로 구분해 훈련을 시작했다. 투수들은 캠프 돌입 이후 첫 불펜피칭을 진행했으며, 야수들은 주루와 수비 연습 이후 타격 훈련에 임했다. 시간에 맞춰서 스타트를 끊는 연습을 통해 전반기 시범 운영을 앞둔 피치클락에 대비하기도 했다.
3일 오전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KIA 선수들이 조재영 주루코치와 피치클락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지난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른 KIA는 올해 캠프 장소로 미국이 아닌 호주를 택했다. 그만큼 이번 캠프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기후를 비롯해 환경적인 요소를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선수단의 반응도 좋다. KIA 구단 관계자는 "확실히 캔버라 날씨가 따뜻하다. 시차도 한국과 두 시간 차라서 크지 않다. 선수들이 빠르게 현지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투수 윤영철은 "날씨가 따뜻하다 보니까 공 던지기도 좋고 여름에 더워지면 체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미리 더운 날씨 속에서 공을 던져 보니까 좀 더 편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포수 김태군은 "환경이 좋으니까 몸 만들기엔 괜찮은 것 같다. 한국보다는 환경이 괜찮기 때문에 선수들이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겨울 이렇다 할 전력 누수가 없었던 KIA는 '디펜딩챔피언' LG 트윈스의 대항마로 손꼽힌다. 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와 제임스 네일이 제 몫을 해주면서 모든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른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KIA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갑작스러운 악재와 마주했다. 지휘봉을 잡고 있던 김종국 전 감독이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고, KIA 구단은 결과에 관계없이 품위손상을 이유로 김 감독을 해임 조치했다. 결국 KIA는 사령탑 없이 호주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선수들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노력했다. 주장 나성범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선수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 다를 것이다. 흔들리는 선수도 있을 듯해 '너무 동요하지 말자. 우리는 준비한 대로 출발할 것이다. 해온 대로 하자. 시즌 준비 잘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호주에 도착한 뒤 선수들에게 뭔가를 따로 주문하진 않았다. 다만 진 코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만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선수들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3일 오전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정재훈 투수코치가 불펜피칭을 마친 신인 투수 조대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알아서 준비를 해온 것에 만족감을 보였다. 정재훈 투수코치는 "최근에는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오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경기력만 올라오면 될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한편 3일을 끝으로 첫 번째 턴을 모두 소화한 KIA 선수단은 4일 휴식을 취한 뒤 5일 두 번째 턴에 돌입한다.
사진=캔버라, 유준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