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수비의 기둥과도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 미키 판더펜은 달랐다. 패배 속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자신이 왜 토트넘 수비의 핵심인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
토트넘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FA컵 4라운드 경기에서 나단 아케에게 결승골을 헌납해 0-1 패배했다.
토트넘 입장에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맨시티 킬러' 손흥민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참가로 인해 자리를 비운 데다, 공격의 핵심인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선발 출전하기 힘든 상태였기 때문이다. 반면 맨시티는 주전 선수들을 모두 기용할 수 있었다.
맨시티의 우세가 점쳐졌으나, 토트넘은 맨시티의 공세를 잘 버텨냈다. 그러나 토트넘은 경기 막바지 무너졌다. 후반 43분 교체로 들어온 케빈 더 브라위너가 날카로운 코너킥을 올렸고, 이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쳐냈지만 공은 문전에 있던 아케 앞으로 향했다. 아케가 이 공을 가볍게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터트렸다.
결국 토트넘은 6경기 만에 홈에서 맨시티에 패배했다.
아쉬운 패배 속에서도 칭찬받은 선수가 있다. 바로 토트넘의 센터백 판더펜이다. 이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함께 선발로 출전한 판더펜은 패스 성공률 97%, 롱 패스 성공 3회(4회 시도), 블록 2회, 클리어링 7회, 인터셉트 1회, 리커버리 1회, 지상 경합 성공 2회(3회 시도)를 기록했다.
또한 판더펜은 장점인 빌드업 능력을 바탕으로 토트넘이 공격권을 잡았을 때 후방 빌드업 과정에 안정감을 더했다. 비록 막바지에 실점을 내줘 패배했지만, 패배 속에서도 판더펜의 활약은 빛났다.
판더펜의 활약을 지켜보고 판더펜을 칭찬한 인물이 있다. 바로 과거 토트넘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던 클리브 앨런이다. 앨런은 특히 판더펜이 후반전에 맨시티의 공격수 훌리안 알바레스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시도한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낸 장면에 감탄했다.
앨런은 경기 후 '인사이드 스퍼스'와의 인터뷰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가 돌아왔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난 판더펜이 엄청나게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판더펜은 상위권 팀을 상대한 경기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지만, 그는 이를 극복했다"라며 판더펜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어 앨런은 "나는 (알바레스의) 실수라고 생각했다. 알바레스가 완전히 슈팅을 잘못 시도했다고 봤다. 하지만 코너킥이 주어지고 난 뒤 알았다. 알바레스가 머리를 감싸 쥐고 있었다. 그제서야 이유를 알았다. 판더펜이 측면에서 엄청난 블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정말 훌륭한 수비였다"라며 판더펜이 알바레스의 슈팅을 저지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고 짚었다.
앨런이 판더펜을 칭찬할 만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에 합류한 판더펜은 비카리오, 매디슨과 함께 토트넘 최고의 영입으로 꼽힌다. 빠른 스피드와 안정적인 수비 능력, 그리고 공을 다루는 능력까지 갖춘 판더펜은 부상당하기 전만 하더라도 프리미어리그(PL) 내 준척급 수비수로 여겨졌다.
토트넘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수비는 판더펜의 합류 이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판더펜 영입은 단 한 명의 선수가 팀에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사례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