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요르단전 역전골로 영웅이 되는가 싶었던 이라크 공격수 아이멘 후세인이 황당 골 세리머니로 퇴장 당해 한순간에 역전패 역적이 됐다.
이라크는 2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서 2-3으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함께 D조에 편성돼 3전 전승으로 통과한 이라크는 E조 3위로 16강에 오른 요르단에 고전한 끝에 무릎을 꿇었다.
승리할 기회가 없던 건 아니었다. 요르단에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으나 후반 23분과 31분 잇따라 요르단 골망을 흔들어 역전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5골로 득점 1위에 랭크된 스트라이커 후세인의 활약이 돋보였다.
후세인은 1-1로 팽팽하던 후반 31분 박스 안 오른발 슈팅으로 요르단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요르단 수비 머리 맞고 흐르자 이를 발 앞에 제대로 잡아놓은 후 오른발 슈팅으로 때려넣었다. 이라크의 역전골이었다.
이 골로 후세인은 이번 대회 6호골을 넣으며 득점 1위 자리를 굳혔다. 득점 2위 그룹이 3골에 그치고 있어 대회 득점왕 등극이 유력해졌다. 후세인은 골 세리머니를 통해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하지만 과도한 세리머니가 화를 불렀다.
후세인은 득점 직후 골대 뒤 트랙을 길게 돌면서 이라크 관중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새를 표현하는 세리머니를 한 후세인은 경기장 안으로 돌아와 잔디에 앉고는 손으로 뭔가를 집어먹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라크 관중들도 후세인의 세리머니를 따라하며 즐거워했다.
후세인은 먹방 세리머니 대신 자기 진영으로 돌아갔어야 했다. 주심이 세리머니를 마친 후세인에게 다가와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미 전반 추가시간 경고 한 장을 받았던 후세인은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했다. 이라크 선수들이 항의했지만 주심은 단호하게 퇴장을 명령했다.
역전골 직후 수적 열세에 빠진 이라크는 결국 재역전을 허용했다. 힘이 빠진 후반 추가시간에만 2실점을 내주면서 요르단에 믿을 수 없는 뒤집기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화를 부른 후세인 골 세리머니 장면을 놓고 외신들이 저마다 분석을 내놨다.
인도 스포츠스타는 "이라크와 요르단의 16강전서 후세인이 퇴장 당한 이유는 무엇인가"라면서 "후세인은 과도한 골 세리머니와 시간 지연 행위로 처벌을 받았다"라며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 제12조 내용을 설명했다.
매체는 "득점했을 때 선수가 기쁨을 표현하는 건 허용되지만 세리머니가 과도해서는 안 된다. 과도한 행위나 시간을 지연하는 의도가 있으면 심판 재량에 따라 처벌 받을 수 있다"라며 "FIFA 규정에 따르면 주심의 판단에 따라 도발적이거나 조롱, 선동적 제스처의 세리머니일 경우, 경기장 외곽 울타리 위로 올라가는 경우, 셔츠를 벗거나 머리 위까지 올릴 경우, 마스크나 이와 유사한 물품으로 얼굴을 가릴 경우 카드를 받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앞서 요르단도 득점 후 뭔가를 먹는 세리머니를 했다. 주심은 후세인이 요르단 세리머니를 따라해 도발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일련의 행위들로 시간을 지연하는 의도까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데브디스코스 또한 "이번 대회 6번째 골을 기록한 후세인은 요르단 선수들을 흉내냈다. 잔디에 앉아 뭔가를 먹는 행동으로 과도한 세리머니로 인한 경고를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카타르 중계방송사 비인스포츠 역시 "후세인은 과도한 세리머니로 두 번째 옐로 카드를 받았다"라며 후세인의 성숙하지 못한 세리머니가 패배 원인이 됐다고 조명했다.
이번 대회 최고의 공격수로 떠오른 후세인은 단 한 번의 세리머니로 한순간에 16강 탈락 역적으로 추락했다.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통과했던 이라크는 16강에서 패퇴하며 짐을 쌌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