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팔레스타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사상 첫 승리와 함께 16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팔레스타인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과의 2023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최종전에서 3-0 대승을 거뒀다. 팔레스타인이 아시안컵에서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5년 대회(3패)와 2019년 대회(2무 1패) 본선에 연속 출전했지만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팔레스타인은 세 번째 출전 대회에서 역사적인 첫 승리를 수확하며 1승 1무 1패(승점 4)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팔레스타인은 승점 4(골득실 0)를 기록, 이날 이란(승점 9)에 1-2로 패한 아랍에미리트(UAE·승점 4·골 득실 +1)와 승점은 같고 골 득실에서 밀려 조 3위가 됐다.
그러나 6개조 3위 중 상위 네 팀 안에 들어 16강 진출권까지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3위 팀의 최저 승점은 3이다.
팔레스타인이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지난 2018~2019년 인천 유나이티드를 지휘했던 노르웨이 출신 예른 안데르센 감독이 이끄는 홍콩은 3패를 당해 4위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전반 12분 오다이 다바의 헤더로 승기를 잡은 팔레스타인은 후반 5분 만에 제이드 쿤바르의 헤더 추가골로 리드를 벌렸다. 이어 후반 15분 타메르 세얌의 중거리포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다바가 골대 정면에서 다시 밀어 넣어 자신의 멀티골과 함께 쐐기골을 꽂으며 3-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같은 시간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는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경기에서 페널티킥 실축의 아쉬움 속에 1-2로 패했다.
3연승(승점 9)을 내달린 이란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가운데 UAE는 골 득실에서 팔레스타인을 제치고 조 2위로 16강 티켓을 품었다.
팔레스타인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당했던 벤투 감독은 이날 관중석에서 '원격 지휘'에 나섰다.
벤투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 때 퇴장 명령을 받아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는데, 당시 모습을 이날 재현했다.
UAE는 전반 26분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에게 선제골을 내줘 0-1로 끌려간 채 전반을 마쳤다. 반격에 나선 UAE는 후반 14분 야히야 알가사니가 페널티킥을 유도해 동점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알가사니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득점에 실패했다.
UAE는 후반 20분 이란의 타레미에게 두 번째 실점하며 패색이 짙어졌고, 후반 추가시간 알가사니가 추격골에 성공했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UAE는 A조 2위 타지키스탄과 16강에서 맞붙는다.
타지키스탄의 전력이 UAE보다는 한 수 아래로 꼽혀 8강 진출이 충분히 가능하다.
전날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인도를 1-0으로 꺾고 3위에 오른 시리아도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1승 1무 1패로 승점 4를 쌓은 시리아는 각 조 3위 중 상위 4개 팀에 주는 16강 티켓의 한 장을 차지할 수 있게 됐다.
시리아 역시 아시안컵에서 역대 처음으로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시리아는 우승후보 이란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