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축구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제시 린가드가 도박에 나섰다.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에 스스로 영입을 제안했다.
스페인 스포르트는 7일(한국시간) "린가드가 바르셀로나 측에 저렴한 수준의 조건을 제시했다.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활동한 후 현재 팀이 없는 린가드는 FA(자유계약) 자격을 가지고 있으며 바르셀로나의 재정적페어플레이(FFP) 규정에도 적합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구단 재정과 FFP 규정에 문제를 겪고 있어 선수 수급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선수 방출 혹은 어떤 중요한 변화가 없다면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계약할 수 없다.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스쿼드에 더 이상 다른 선수를 등록할 없다"라고 인정하면서 "파블로 가비가 부상 당한 후 새로운 미드필더 영입이 있으면 물론 좋을 것이다. 하지만 지켜봐야 한다. 미래보다 현재를 위한 기회들을 시도해봐야 한다"라고 현실적으로 영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린가드는 바르셀로나에게 자신을 제안했다. 구단 재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거의 공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르트는 "2022년 6월까지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였던 린가드는 노팅엄에서 활동한 후 소속팀 없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훈련 중"이라며 "31세의 린가드는 옛 영광을 되찾고 싶어하며 바르셀로나가 훌륭한 발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남은 시즌 동안 200만 유로(약 28억원) 미만의 비용으로 FFP 규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린가드는 미드필더나 공격수 뒤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사비 감독의 축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을 갖춘 축구 선수"라며 "경제적이고 경험도 풍부한 옵션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맨유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1군 데뷔까지 이룬 '성골'이었던 린가드는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후 2022년 여름 노팅엄으로 향했다. 2부 리그 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노팅엄에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 계획이었다.
노팅엄도 린가드에게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2500만원)를 지급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성적은 형편 없었다. 리그 17경기를 뛰는 동안 0골 0도움, 공격 포인트를 단 한 개도 올리지 못했다. 리그컵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린가드의 부진 속에 노팅엄도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다. 치열한 경쟁 끝에 18위 레스터 시티에 승점 4점 앞서 간신히 잔류에 성공하긴 했지만 린가드를 더 믿고 갈 수는 없었다.
결국 노팅엄은 지난해 6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린가드를 포함한 6명과의 계약이 종료됐다. 이들은 자유계약 신분으로 팀을 떠나게 될 것"이라며 "구단에 기여한 선수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라며 린가드와 계약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린가드는 노팅엄 이적 1년 만에 방출되면서 부활에 실패했다.
6개월 간 린가드를 찾는 팀은 없었다. 그동안 린가드는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린가드를 '축구하지 않는 축구 선수'라고 소개하며 근황을 소개했다.
린가드 또한 혼자서 공을 들고 나가 훈련용 콘을 세워두고 축구를 연습하는 영상을 최근 개인 SNS에 자주 공개하고 있다. '계속 밀어붙일 것', '긍정적인 생각과 진취적인 과정' 등 문구를 작성하는 등 프로 복귀를 염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된 가비의 대체자를 찾고 있는 바르셀로나에 자신을 역제안 하면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미 한 번 실패를 겪은 린가드가 유럽 최고 명문 팀 중 한 팀에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