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7:33
스포츠

카도쿠라 퇴출, 삼성 후반기 승부수 던졌다

기사입력 2011.07.22 08:01 / 기사수정 2011.07.22 08:01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갑작스러운 웨이버 공시였다. 

6월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던 카도쿠라 켄이 21일 오후 삼성에서 웨이버 공시를 당했다. 올 시즌 성적은 5승 6패 평균자책점 4.07, 한국 통산 성적은 27승 17패 평균자책점 4.03. 제도상으로는 나머지 7개 구단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 그러나 부진의 이유가 작년부터 불거졌던 무릎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한국무대와는 작별을 고할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결정을 내린 삼성이었지만, 한편으로 또 다른 모험을 통해 후반기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 결국, SK의 주장이 맞았다

지난 1월 카도쿠라의 삼성 입단 테스트 및 입단 확정을 둘러싸고 많은 말이 있었다. SK가 작년 12월 일찌감치 재계약 포기 의사를 전한 이유로 카도쿠라의 무릎 상태가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걸 꼽았다. 작년 시즌 초반 급상승세를 달렸으나 후반기 페이스 저하가 결국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은 1월 그를 불러 테스트한 다음 무릎 상태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발표하고 정식 계약을 맺었다. SK와는 정반대의 주장으로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쨌든 카도쿠라는 4월 1승 2패 평균자책점 3.46, 5월 2승 1패 평균자책점 1.26이라는 짠물 피칭으로 삼성 선발진을 이끌며 자신을 버린 SK에 톡톡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카도쿠라는 6월 들어 무너지기 시작했다. 주무기 포크볼에 더 이상 타자들은 속지 않았고, 직구를 승부구로 던지기에는 위력 자체가 떨어졌고 로케이션이 높게 형성됐다. 6월 2승 2패 평균자책점 8.69, 7월 1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특히 지난 16일 대구 KIA전서 1이닝만에 4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간 게 결국 퇴출의 씨앗이 됐다. 류중일 감독은 카도쿠라를 2군으로 보내면서 재조정을 시켜 다시 1군서 쓰려고 했으나 마음을 바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사실, 알고 보면 카도쿠라의 무릎 상태는 그의 페이스가 좋았던 4~5월에도 끊임없는 의혹이 나돌았다. 호투했지만 상체에 의존한다는 말도 있었고 실제 시즌 초반이라 힘으로 버텨내는 모습도 보였다. 어쨌든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의혹을 무마시켰으나 6월 이후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삼성과 결별 수순을 밟고 말았다.

실제로 상체 위주의 투구는 릴리스 포인트를 타자 쪽으로 충분히 끌고 갈 수 없게 돼 상체가 꼿꼿이 서는 느낌을 줘 릴리스 포인트 자체가 높아지고 힘도 실을 수 없게 된다. 자연히 직구의 힘이 떨어진 채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고 난타를 당할 수밖에 없다. 직구가 통하지 않는데 전가의 보도 포크볼이 통할 리 만무했다. 실제 현 카도쿠라의 무릎 상태가 수술이 필요한 건지는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알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SK의 혜안이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승부수 던진 삼성

삼성은 이미 성준 재활군 투수 코치가 미국에 급파돼 선발 투수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좋은 투수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기존 삼성 스카우트팀의 레이더망에 있던 선수 중 한 명과 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그렇게 될 경우 최근 영입한 덕 매티스와 함께 삼성은 후반기 선발진 새판짜기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6월 이후 이달 중순까지도 급상승세를 탔던 삼성은 전반기 마지막 KIA-SK로 이어진 홈 6연전서 연이어 1승 2패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타선도 집단 슬럼프 기미를 보였으나 무엇보다 7월 들어 실종된 선발승이 상승 동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봐야 한다. 삼성이 당초 2군 재조정을 지시했던 카도쿠라를 갑작스럽게 방출한 것도 결국 후반기 새 외국인 투수의 활약에 올 시즌 명운을 걸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최근 영입된 매티스와 함께 또 다른 외국인 선발 투수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한다면 삼성은 가을 잔치에 가더라도 적지 않은 고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 카도쿠라의 방출로 삼성이 엄청난 모험이자 승부수를 던졌다. 

[사진=카도쿠라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