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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손흥민 연속 수상 막았다"…'KFA 올해의 선수', 독일도 놀랐다

기사입력 2024.01.02 22:26 / 기사수정 2024.01.02 22:26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제치고 대한민국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자 독일 현지에서도 놀라움을 드러냈다.

독일 최대 축구전문지 '키커'는 2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는 처음으로 한국 올해의 축구 선수로 선정되면서 모두를 압도하던 손흥민의 놀라운 연속 수상을 막았다"라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민재와 천가람이 2023년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발표했다.

KFA는 이날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2023 KFA 어워즈'를 개최했다. 축구계 관계자와 국가대표팀 선수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회는 한국축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가치체계를 발표하는 한편 '올해의 선수' 등을 비롯해 주요 부문에서 시상식을 진행했다.



'올해의 선수'는 지난 한 해 동안 표팀과 소속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대한민국 남녀 축구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 2010년부터 대한축구협회가 전문가와 축구 기자단에 의뢰해 뽑고 있는 이번 시상식에서 김민재는 가장 많은 표를 받으며 생애 첫 수상에 성공했다. 여자 선수들 중에선 천가람(화천KSPO)이 선정됐다.

KFA에 따르면 KFA 출입 언론사의 축구팀장과 협회 기술발전위원,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 등 50명이 투표를 진행한 결과, 지난 2021년과 2022년 투표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한테 밀려 2년 연속 2위에 그쳤던 김민재는 이날 총 137점을 얻어 첫 수상에 성공했다.

지난 4년 연속으로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고 역대 최다 수상자(7회)인 손흥민은 113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3위엔 84점을 얻은 이강인(PSG)이 올랐다. 김민재가 손흥민을 제치고 올해의 선수상을 받으면서 2015년 김영권 이후 8년 만에 수비수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한국에서 진행된 올해의 선수 투표 결과는 독일의 관심을 끌었다. 그들은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 중인 손흥민을 제치고 뮌헨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수상에 성공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표했다.



매체는 "2024년 새해는 김민재를 향한 아주 특별한 메시지로 시작된다"라며 "김민재는 올해의 축구 선수상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의 '작은 전통'을 깨뜨렸다"라며 김민재가 손흥민의 5년 연속 수상을 저지했다는 사실을 주목했다.

이어 "함부르크와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뛰었던 손흥민은 한국에서 기록적인 수상 기록을 세웠다"라며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으로 수상하기 전에도 2013년, 2013년, 2017년에 한국 최고의 축구선수로 선정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올해는 PSG(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도 김민재에 이어 결승선을 통과했다"라며 한국의 새로운 축구스타 이강인의 급부상에도 관심을 드러냈다.

김민재는 지난 2022년 여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유럽 5대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세리에A로 향했다. 김민재가 정한 행선지는 과거 전설적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몸담았던 클럽으로 유명한 SSC나폴리였다.



김민재는 2021년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것을 시작으로 유럽 무대에서 매년 이적했다. 못 해서가 아니라 리그의 수준을 뛰어넘는 엄청난 기량을 가진 탓이었다. 

페네르바체에서 튀르키예 쉬페르리그를 정복한 김민재는 곧바로 유럽 빅클럽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 중 적극적으로 어필한 나폴리가 바이아웃 1800만유로(약 258억원)를 지불하고 김민재 영입에 성공했다. 첼시로 떠난 나폴리의 전설 칼리두 쿨리발리(세네갈)의 대체자로 낙점 받은 김민재는 유럽 빅리그 중 하나인 세리에A에서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엄청난 스피드와 피지컬, 여기에 탁월한 발밑까지 갖춘 김민재를 믿고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 선수들의 라인을 높이 끌어 올렸다. 결과적으로 상당히 공격적이고 빠른 전환으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축구가 구현됐다. 나폴리는 빅터 오시멘(나이지리아), 흐비차 크바라첼리아(조지아)를 중심으로 한 공격이 빛을 발했고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 시 달 수 있는 방패 문양)를 손에 쥐었다.

당시 김민재는 2022-23시즌 동안 모든 대회에서 45경기에 나와 무려 3878분을 소화하며 나폴리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김민재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는 세리에A 우승뿐만 아니라 구단 역사 최초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고,  시즌이 끝난 후 세리에A 사무국은 김민재를 시즌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했다. 이탈리아축구선수협회(AIC)도 지난 12월 2022-23시즌 올해의 팀에서 김민재를 포함시켰다.



김민재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뮌헨에 입단했다. 나폴리가 설정했던 바이아웃(이적 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구단 간 협상을 하지 않는 조항) 금액 5000만유로(약 717억원)를 뮌헨이 지불했고 개인 협상에서 연봉 1200만유로(약 170억원)에 2028년 여름까지 5년 계약을 맺었다.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은 그에게 합당한 대우였다. 

뮌헨에서도 김민재는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차며 매 경기 선발로 출전했다. 오히려 쉴 틈 없이 너무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독일 현지에서 김민재의 과부하를 걱정할 정도였다. 지난 11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때 엉덩이 타박상으로 명단 제외를 당하기 전까지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나폴리에 이어 뮌헨에서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김민재는 명실상부 유럽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았다.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선정하는 2023 발롱도르 투표에서 김민재는 22위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을 선정할 때 김민재 이름을 포함했다. 매년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축구선수 100인 안에 이름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인 김민재는 첫 순위 선정에서 3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할 때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민재가 나폴리의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타고난 피지컬과 침착함, 기술이 강점으로 돋보였다. 뮌헨으로 이적해서도 주전을 확보했고 탁월한 기량을 펼쳤다"라고 1위로 선정한 이유를 나열했다.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민재는 대표팀 주장이자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월드 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을 제치고 KFA가 선정한 올해의 축구상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2023년 최고의 한국 남자 축구선수로 뽑힌 김민재는 시상대에서 "좋은 상을 받게 돼서 영광스럽다. 지난 시즌 소속팀과 대표팀 경기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응원해주신 많은 팬들께 감사하다"라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도 잘 준비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둘 테니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오는 12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23 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월드 클래스 센터백 김민재를 최종 명단에 포함시켰다. 클린스만호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전지훈련 캠프에서 현지 적응과 최종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아시아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호 목표는 당연 우승이다. 한국은 지난 1956년 홍콩에서 열린 초대 대회, 1960년 한국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했으나 이후 64년간 '아시아의 맹주'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단 한 번도 아시안컵 정상에 오른 적이 없기에 우승에 대한 갈망이 남다르다.

특히 이번 대회엔 김민재, 손흥민, 이강인을 비롯해 유럽에서 맹활약 중인 선수들이 많아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여자 올해의 선수는 WK리그 감독들과 여자대표팀 코칭스태프, KFA 여자 전임지도자 등의 투표로 결정됐다. 접전 끝에 천가람이 총점 20점으로 역대 최다 수상자 지소연(수원FC)을 1점 차이로 제치고 주인공이 됐다.



주로 측면 미드필더로 뛰는 천가람은 지난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활약하며 A매치 12경기에서 4골을 기록, 여자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WK리그에서도 소속팀 화천KSPO가 팀 역대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2위에 등극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천가람은 "이 상을 이렇게 빨리 받을 거로 상상하지 못해서 꿈만 같다. 저 혼자만의 성과가 아닌 것을 잘 알기에 감사함을 잊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지난 한 해 제가 열심히 심어놓은 것들에 대한 상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심어둔 것들을 거두고 싶다"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KFA는 2023년 영플레이어와 지도자, 심판 부문 수상자도 확정했다. 남녀 유망주에게 주어지는 영플레이어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 황재원(대구FC)과 여자월드컵 역대 최연소 선수로 등극하며 국가대표팀의 미래로 자리 잡은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가 받았다.



황재원은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상을 받아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감사와 각오를 전했다. 페어도 "한국 대표로 뛸 수 있어서 자랑스럽고, 기회를 주신 대한축구협회 감사하다. 2024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며 포부를 드러냈다.

올해의 지도자상은 포항스틸러스를 FA컵 우승과 K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김기동 감독, WK리그 11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김은숙 감독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심판상은 고형진, 박상준(이상 남자 주.부심), 오현정, 김경민(이상 여자 주.부심)이 각각 수상했다.



◆ 2023 KFA AWARDS 주요 수상자 명단

올해의 선수 :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천가람(화천KSPO)

올해의 영플레이어 : 황재원(대구FC), 케이시 유진 페어(무소속)

올해의 지도자 : 김기동(FC서울), 김은숙(인천현대제철)

올해의 심판 : 고형진(남자주심), 오현정(여자주심), 박상준(남자부심), 김경민(여자부심)

KFA 창립 90주년 특별공헌상 : 나이키 / 조광래 대구FC 대표이사 / 고 박종환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가디언 캡처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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