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의 명문 뉴욕 양키스가 일본프로야구(NPB)를 평정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일본 매체 '히가시 스포 웹'은 22일 'FOX 스포츠' 등 미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야마모토가 애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과 미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애런 분 감독은 야마모토에게 등번호 18번이 새겨진 양키스 유니폼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18번은 야마모토가 일본프로야구 친정팀 오릭스 버팔로즈에서 사용하던 번호다.
애런 분 감독은 "내가 야마모토에게 1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줬다. 그가 원한다면 그 유니폼은 야마모토의 것"이라고 말하면서 야마모토에게 구애를 펼쳤다.
양키스는 여기에 일본 야구의 레전드 마쓰이 히데키의 힘까지 빌렸다. 마쓰이는 애런 분 감독과 야마모토의 미팅 자리에는 동석하지 않았지만 양키스 구단의 요청에 따라 야마모토에게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히가시 스포 웹'은 "양키스는 뉴욕 메츠, LA 다저스와 함께 야마모토의 계약이 가장 유력한 구단으로 꼽힌다"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야마모토 영입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미국 현지 언론 보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양키스는 야마모토 쟁탈전에서 이기기 위해 야마모토에게 팀 역사를 설명하는 영상을 준비했다"며 "2009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한 마쓰이 히데키의 영상 메시지도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마쓰이 히데키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대표적인 홈런 타자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일본 프로야구 통산 10 시즌 1268경기 타율 0.304 1390안타 332홈런 889타점의 기록을 남겼다. 2002 시즌에는 타율 0.334, 167안타, 50홈런, 112타점, OPS 1.153으로 일본프로야구를 완전히 평정했다.
마쓰이 히데키는 2003년부터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타율 0.287, 179안타, 16홈런, 106타점, OPS 0.788로 순조롭게 빅리그에 안착했다.
마쓰이 히데키는 양키스에서 유의미한 발자취를 남겼다. 2004 시즌 31홈런을 쏘아 올렸고 2009 시즌에는 타율 0.274, 28홈런, 90타점, OPS 0.876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붙은 2009 월드시리즈에서 13타수 8안타, 타율 0.615, 3홈런, 8타점, OPS 2.027로 시리즈를 지배하고 양키스의 우승을 견인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고질라'의 힘을 뽐내고 월드시리즈 MVP까지 차지했다.
마쓰이 히데키는 이후 2010년 LA 에인설스, 2011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2012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빅리그 커리어를 이어갔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236경기 타율 0.282, 1253안타, 175홈런이다.
양키스가 야마모토 영입 과정에서 대선배인 마쓰이 히데키에게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간절하게 야마모토를 원하고 있다. 마쓰이 히데키는 2015년부터 양키스의 단장 특별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히가시 스포 웹'은 "야마모토는 이미 3개 구단으로부터 3억 달러(약 3900억 원)의 제안을 받아 미국 전역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포스팅 협상 기간은 내년 1월 5일까지다. 야마모토가 어떤 결단을 내릴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1998년생인 야마모토는 2017년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후 팀은 물론 일본프로야구 전체를 대표하는 특급투수로 거듭났다. 데뷔 2년차였던 2018 시즌 30홀드를 수확한 뒤 2019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정착해 20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1.95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2021 시즌에는 26경기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으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했다. 2022 시즌 26경기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올 시즌 23경기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로 더 괴물이 됐다. 오릭스를 1996년 이후 26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에 수여되는 '사와무라 상'은 3년 연속 야마모토의 몫이었다. '사와무라 상' 3년 연속 수상은 카네다 마사이치 이후 역대 2번째이자 65년 만이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야마모토의 포스팅 선언 직 후 오프시즌 FA(자유계약) 랭킹 상위 25명의 선수를 소개하면서 야마모토를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2위로 분류했다. 실제로 야마모토는 수많은 빅마켓(Big Market) 구단들의 구애 속에 행복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야마모토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중간계투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한국이 3-4로 끌려가던 8회초 마운드에 올라 이정후-김하성-김재환으로 이어지는 한국 강타자들을 삼자범퇴로 처리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던 이정후는 야마모토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야마모토는 2년 후 2021년 도쿄올림픽 본선 준결승 한국전에서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9탈삼진 2실점을 기록, 일본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다만 이정후에게는 2루타와 안타를 허용했다.
야마모토는 올해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1선발) 7⅓이닝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하며 일본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9 프리미어12 우승, 2021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국가대표 커리어에 영광스러운 순간들을 빠짐없이 채웠다.
◆야마모토 요시노부 연도별 일본프로야구(NPB) 정규시즌 성적
-2017년: 5경기 23⅔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5.32
-2018년: 54경기 53이닝 4승 2패 3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9
-2019년: 20경기 143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1.95
-2020년: 18경기 126⅔이닝 8승 4패 평균자책점 2.20
-2021년: 26경기 193⅔이닝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
-2022년: 26경기 193이닝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2023년: 23경기 164이닝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
사진=엑스포츠뉴스 DB/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