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개그맨 심현섭이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언급, 가족의 빈 자리를 채워준 배우 심혜진과의 과거를 회상했다.
17일 방송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개그맨 심현섭이 출연했다. 이날 심현섭은 먼저 돌아가신 부모를 언급하며 '고모' 심혜진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11대 국회의원이었던 심현섭의 부친은 1983년 아웅산 폭탄 테러 사건으로 순국했다. 심현섭은 "(사건 당시 피해자) 열일곱 분 중 한 명이셨다. 그때가 45세였다"며 "눈을 떴는데 화면 사망자 명단에 (아버지가) 보였다. 꿈인가 싶었다. 어머니는 그대로 쓰러지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가정적인 남편을 잃은 심현섭의 모친은 홀로 오남매를 키웠다고.
이어 심현섭은 사업을 하다가 사기를 당한 모친을 위해 돈을 벌기만 하면 모두 드렸다고 밝혔다. "피해 금액만 15억 원이었다. 제 꿈은 디자이너였지만 빚을 갚기 위해 연예계 생활을 했다"고 전했다.
심현섭은 이후 모친을 12년 간 지극정성으로 간병까지 했다. 이어 모친을 보내고 정성을 쏟지 못해 후회만 남았다는 심현섭은 혼자 남은 순간 버팀목이 된 고모 심혜진을 언급했다.
그는 "영화 '은행나무 침대'를 엄마와 보는데 엄마가 심혜진을 보고 '네 고모 나온다'라고 하셨다. 나는 '우리 집에 이렇게 예쁜 사람이 있냐'고 했었다"며 심혜진이 고모인 것을 알게 된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개그맨 데뷔 후 심혜진을 방송국에서 만나자마자 '고모'라고 불렀다고. 심혜진은 "자꾸 그런 이야기 하면 나이가 나온다. 심 씨는 서로 일면식 없어도 일가라는 걸 안다"고 이야기했다.
심혜진이 조카 심현섭의 엄마 역할을 하며 외로움을 채워줬다고.
심현섭은 "고모는 엄마가 가끔 빙의되는 거 같다. 엄마와 비슷한 톤이다. 심혜진이 내게 '너 왜 이렇게 손이 많이 가니' 했다. 엄마와 똑같은 말을 한다"고 전했다.
심혜진은 "심현섭은 찌개도 며칠 푹 끓인 찌개를 좋아한다. 엄마가 끓어주는 찌개처럼 해 주면 갑자기 밥을 먹는다"며 심현섭이 모친을 떠나 보낸 후 옆에서 혼자인 그를 돌봤음을 밝혔다.
또한 심혜진은 심현섭을 위해 운영 중인 가평 리조트의 방을 내어줬다. 심현섭은 "매번 주말마다 가평으로 향했다. 나도 모르게 가게 됐다. 내가 딸이 되어서 친정집에 가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언제는 내가 바빠서 한 주 못 갔다. 심혜진이 '네가 오고 싶으면 오는 집이고 바쁘면 안 오는 집이냐'라고 하더라"며 자신을 기다린 심혜진을 언급했다.
심혜진은 "'네 까짓 게 뭐가 바빠'라고 했었다. 심현섭이 자는 전용 방이 있었다. 자주 와서 며칠씩 있으니까 방이 있었다"고 리조트의 방까지 흔쾌히 내어 줬음을 밝혔다.
심현섭은 "3층에 내 방을 해주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아침 일곱시 반에 내 방에서 자고 있으면 (심혜진이) '밥 먹어'라고 부른다. 그때 울컥했다. 아침에 누가 밥을 챙겨주냐"며 감동을 받았음을 덧붙였다.
심혜진은 "저도 엄마가 일찍 돌아가셔서 이 마음을 충분히 안다. 저는 결혼해서 가정도 이루고 사니까 괜찮은데 심현섭은 혼자 아니냐. 볼 때마다 장가 보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마음이 짠하다"며 조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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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